주임신부님 강론
2020년 12월 30일 성탄팔일축제 제6일 수요일
- 등록일
- 202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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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미 예수님
오늘 말씀에서 “한나도 같은 때에 나아와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라는 말씀에서 ‘강복’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흔히 미사를 마치며 사제가 팔로 십자가를 그리며 하느님의 축복을 전하는 것이 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맞습니다. 하지만 ‘강복’은 그것에 머무는 개념이 아닙니다. 훨씬 더 폭넓은 개념이며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적인 것입니다.
가톨릭 대사전에서는 성경 안에 담겨 있는 ‘강복’이라는 개념을 길게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요약합니다.
“결론적으로 신구약 성서 안에서 드러난 강복(축복)의 개념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하느님을 주체로 할 때는 하느님의 계속적인 구원의 전달 방법으로서 하느님의 사랑의 선물과 자비의 선물, 평화의 선물을 의미한다. 다른 하나로서 인간을 주체로 하였을 때는 찬미, 경탄(흠숭), 청원, 감사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이러한 두 가지 관점은 에페소서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서 찬양받으시기를 빕니다. 그분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의 온갖 신령한 축복으로 우리를 축복하셨습니다’(1,3)”
이러한 사전의 개념 풀이를 통해 한나 예언자는 아기 예수라는 존재를 통해 하느님의 축복과 구원을 체험했고, 그에 답하는 마음으로 찬미와 감사를 봉헌했으며, 나아가 자신의 체험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우리 또한 그래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삶에서 체험하게 되는 다양한 은총의 체험 안에 하느님의 축복과 그분을 향한 감사, 곧 상호 강복을 전하는 관계여야 하고, 더 나아가 그 강복이 우리 서로를 향할 수 있어야 한다고 오늘 말씀으로 우리에게 전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일방적으로 하느님의 강복만을 요청하는 우리가 아니라 우리 또한 그분께 강복을 드릴 수 있는 그분의 자녀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미 하느님께서 가장 큰 강복, 곧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내려주셨다는 것을 기억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감사의 강복을 하느님께 봉헌할 수 있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우리 본당의 모든 분들께서 성탄시기이면서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때, 하느님과 내가 주고받는 강복을 주변에도 전하는, 곧 한나 예언자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신앙인이 되시길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