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 강론

2021년 7월 20일 연중 제16주간 화요일

등록일
202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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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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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미 예수님

 

교회는 오늘 말씀을 예수님께서 제시하신 새로운 가족, 곧 하느님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가족 공동체를 말씀하신다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곧 혈연에 의한 가족을 넘어서는, 함께 예수 그리스도라는 빵을 먹고, 함께 예수 그리스도라는 음료를 마시면서 신뢰와 일치를 이루는 식구로서의 새로운 가족을 우리에게 말씀하신다고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전통적인 가족이라는 개념이 해체되어가는 요즘입니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느껴지던 1인 가족이라는 말이 이제는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고, 티브이에서도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에서처럼 가족이라는 개념만 해체된 것이 아니라 정말 가족이라는 공동체 자체가 해체되어가고 있는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족이 해체된 원인을 설명하는 것은 다양한 사회적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가족의 해체 때문에 벌어지게 된 여러 가지 현상 중에 하나는 곧바로 떠오릅니다. 바로 불안함이 더 커지고 깊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 가족이 함께 살아가면서 불안을 덜어주었던 사회에서 불안을 혼자 떠안고 살아가야 하는 사회로 변했다는 것은 그만큼 불신이 커지고 깊어지고 있는 것이고 나아가 개인주의가 광범위하게 확장됨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세계적 인문학자인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이라는 책에서는 현대 세계에서 불안을 일으키는 다양한 원인들을 말하면서, 그 불안을 덜어주는 해결책으로 그리스도교라는 해결책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교가 갖고 있는 고유하고 독특한 공동체성이 혼자라는 외로움의 불안을 씻어주고, 혼자이기 때문에 맞이할 수밖에 없는 고립의 불안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좋은 해결책이라고 제시하였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오늘 복음의 하느님 안에서 새롭게 형성된 가족에 관한 말씀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 중요하고 의미 있는 말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통적 가족이라는 보호막이 점점 힘을 잃어가고, 그 안에 자리하고 있는 끈끈한 정이 소리 없이 사라지고 있는 이때, 우리 교회 공동체가 사람들에게 그 보호막이 되어 주어야 하고, 끈끈한 정으로 마음에 평온을 전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에 앞서 우리가 이 공동체 안에서 신뢰를 쌓아가야 하는 몫이 분명히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도 포함되어 있음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러므로 오늘 말씀이 그저 진부하게 교회가 주님께서 원하시는 새로운 가족이라는 의미에만 머무르지 않음을 바라보면서, 불안이 깊어지고 퍼져가는 이 시대에 교회 공동체가 해야 할 역할을 전하시는 말씀임을 바라볼 수 있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 공동체 안에서 안정을 찾고, 평온을 얻어 희망으로 서로 연대할 수 있는 작은 발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는 신뢰 가득한 우리 공동체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