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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2023년 갈매동 성당 사목 지침

- 신앙의 기쁨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

 

우리 갈매동 성당은 2018년 8월 24일 신설된 이래로, 올해 본당 설립 5주년을 맞이합니다. 2021년 5월 29일은 갈매동 새 성전 봉헌일로, 신설된 후 3년도 안 되는 시간 안에 새 성전을 봉헌하였다는 것은 굉장히 짧은 기간 안에 이루어낸 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견고하고 아름다운 성전을 건축하고 봉헌하기 위해 은총을 내려주신 하느님과, 그 은총을 봉사로 실천해 주신 많은 신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빠른 성전건축에도 불과하고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로, 아름다운 성전 안에 신자분들이 모여 함께 기도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고, 때문에 공동체의 활성화 역시 이루어내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새 성전 봉헌과 함께 갈매동의 많은 신자분들이 모여 기도하고 힘을 얻는 은총의 시기를 그냥 흘려보내야만 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외적인 건물로서의 성전은 지어졌어도, 내적인 공동체로서의 성전은 아직 지어지지 못하였습니다.

 

“그들은 날마다 한마음으로 성전에 열심히 모이고, 이 집 저 집에서 빵을 떼어 나누었으며,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음식을 함께 먹고, 하느님을 찬미하며 온 백성에게서 호감을 얻었다”(사도 2,46-47). 초기 교회 공동체, 그리고 우리 한국천주교회 신앙의 선조들은 서로 간의 친교와 공동체성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기며 살았습니다. 박해를 피해 산골로 숨어들어 살면서도 작은 교우촌을 이루어, 서로를 위해 나누고 함께 기도하며 하느님께서 주시는 기쁨을 삶으로 직접 살아갔습니다. ‘신앙의 기쁨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이것이 바로 우리 갈매동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목표입니다. 따라서 팬데믹 동안 이루지 못했던 갈매동 본당의 공동체 의식 확립과, 다소 약해진 신앙의 회복을 위한, 2023년도 사목 방침 몇 가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자 합니다.

 

첫째, 신앙을 중심으로 본당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하느님, 예수님, 성령께서 ‘삼위일체’로 하나의 친교를 이루시듯, 우리 갈매동 본당 공동체도 삼위일체를 주보로 모시며 사랑으로 하나 된 공동체를 만들어 갑니다. 우리의 신앙이 사랑이신 하느님을 믿고 살아가는 것이듯, 갈매동 본당 공동체도 신앙을 바탕으로 사랑의 친교 안에서 하나를 이룹니다. 다양한 행사를 함께 해나가며, 믿음과 사랑 안에 하나가 되는 공동체를 만들어 갑시다.

 

둘째, 서로간의 친교를 위해 무엇보다 소공동체 모임을 활성화하고자 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의 본질을 ‘친교(親交)’라 규정합니다. 하느님은 친교이십니다. 그분은 사랑이시기 때문에 친교이십니다. 기도 안에서 하느님과 우리의 사랑의 친교가 이루어지듯, 우리 공동체도 삶의 자리가 가까운 구역, 반별 소공동체 모임을 통해 사랑의 친교를 이룹시다.

 

셋째, 효율적이고 일관적인 본당운영 및 전례거행을 위한 매뉴얼을 만들고자 합니다.

신앙의 공동체인 교회 역시 사회 안에서 유지되기 위한 일련의 시스템을 갖추고 살아갑니다. 본당이 활성화 되고 단체들이 많아질수록, 효율적이고 일관적으로 일들을 해나가기 위한 기본적인 매뉴얼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반복되는 전례에 대한 예식서들도 가지고 있다면, 참고서와 같이 활용하며 봉사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본당 운영의 매뉴얼과 시스템 확립을 통해 구성원이 바뀌어도 일관성 있게 발전해 나가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도록 합시다.

 

넷째, 부채 상환을 위한 다양한 봉헌을 생활화 하고자 합니다.

현재 우리본당은 성전건립을 하며 얻은 적지 않은 부채를 안고 살아갑니다. 팬데믹이 끝나가고 다시금 공동체의 활성화를 이루어야 하는 올 한해, 서로 간의 친교와 신앙 성숙을 위한 많은 투자가 필요하지만, 금리 인상과 함께 늘어나는 부채는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교우 여러분들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봉헌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합니다. 올해부터는 교구의 허가를 받아 매 주일 ‘부채상환을 위한 2차 헌금’을 걷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봉헌은 1차적으로 헌금을 이야기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자잿값과 인건비가 날이 갈수록 치솟는 요즘,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시간의 봉헌 역시 본당 공동체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참여와 봉사로 성전 건립이라는 기적을 이루어냈듯, 다양한 봉헌을 통해 또 다른 기적을 이루어내도록 합시다.

 

어렵고 힘든 시기를 잘 버텨주시고 신앙을 지켜 주신 모든 교우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갈매동 본당 공동체의 2023년은 그 어느 때보다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그리고 공동체적인 사랑 안에서 기쁘고 행복한 한 해이길 바랍니다. 기쁘게 사는 우리의 모습을 통해 그만큼 더 하느님 나라와 닮은 모습의 세상으로 변해가길 바립니다.

 

주님, 서로에게 기쁨이 되어주는 저희 공동체 안에 늘 함께 머무르소서. 아멘.

 

 

 

2022년 대림 1주일에

천주교 의정부교구 갈매동성당 주임신부

김익호 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