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2020년 4월 8일 수요일 오늘의 복음묵상 (남덕희 베드로신부)

등록일
2020-04-08
조회
545
파일
성주간 수요일.docx

성주간 수요일     

 

마태 26,14-25 사람의 아들은 성경에 기록된 대로 떠나간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기는 그 사람!  

 

오늘은 성주간 수요일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신비의 절정인 성삼일의 목전에 와 있습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이 결정적인 순간을 묵상하는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그분을 팔아넘긴 유다를 만납니다. 예수님을 팔아 넘긴 유다 이스카리옷은 불행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그에게 불행하여라, 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긴 사람!”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이 불행한 유다도 이전까지는 바로 예수님의 제자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 또한 다른 제자들처럼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은 복된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수난의 여정에서 바라볼 때 사람들은 두 그룹으로 나누어집니다. 한 그룹은 예수님을 믿고 따라가는 사람들이며 다른 한 그룹은 그분의 말씀을 듣기 거북하게 생각하여 급기야 그분을 죽이기로 결심하는 사람들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분 곁에 남아 있는 사람들보다 그분을 저주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집니다.

그 결정적 순간에 유다는 예수님을 수석사제들에게 팔아넘깁니다. 그는 그분 죽음의 댓가로 돈을 받고 이제 제자들의 그룹이 아닌 세상과 권력의 그룹에 가담합니다. 유다는 생명이신 주님을 죽음으로 넘겨주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이는 예수님의 삶과는 너무도 다른 태도입니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 오시어 생명의 하느님을 우리에게 알려주시고 그분을 믿게 하셨습니다. 이 죽음의 세상에 생명을 주시는 중개자가 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닌 살아있는 이들의 하느님을 증거하고자 하셨습니다. 그러기에 그분은 죽은 이들을 살리시고 고통속에 죽어가는 이들에게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성주간의 한 가운데인 오늘 성주간 수요일 우리에게 죽음의 길과 생명의 길이 놓여있습니다. 유다가 선택한 죽음의 길에서는 부활의 희망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걸어가시는 그 십자가의 길에서만이 우리는 부활하신 주님, 즉 살아계시는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제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결심으로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에 동참하며 우리도 그분과 함께 부활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하는 성주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셨고,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당신 목숨을 바치러 오셨도다”(마태 20,28). 아멘.

 남덕희 베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