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훈화
대림 제1주간 레지오 훈화
- 등록일
- 2023-12-04
- 조회
- 121
- 파일
대림 제1주간 레지오 훈화
지난 주일에 우리는 짧은 복음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 짧은 복음에서 한 단어가 여러 차례 반복됐습니다. 그 단어는 “깨어 지켜라.”(33절), “깨어 있으라.”(34절), “깨어 있어라”(35절), “깨어 있어라.”(37절)입니다.
‘깨어 있어라’라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우리는 ‘깨어 있어라’라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곧 다가올 심판에 대한 두려움의 말씀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 복음에 나오는 종들은 주인에게 신뢰를 두고 있었던 종들입니다. 종과 주인은 협력의 관계에 있으며, 애정의 관계에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구약의 민수기 12,7에 나타나는 모세와 하느님과의 관계 그리고 루카 1,38에 나오는 성모님과 하느님과의 관계입니다. 이렇듯이 종들이 보여주는 태도, 주의하는 태도 혹은 경계하는 종들의 태도는 주인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드러나는 태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열망과 소망에서 비롯되는 태도입니다. 종들은 자신들에게 오는 주인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종들은 주인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그가 돌아올 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인이 돌아왔을 때, 자신의 집이 잘 정돈되고, 자신이 환대 받는다는 느낌을 갖게끔 만들어 주기 위해서 종들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주인을 향한 종들의 애정 어린 마음을 우리는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종들의 이 애정 어린 마음으로 우리 역시 예수님을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려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몇 주 뒤에 성탄 전례를 통해서 우리가 사랑하는 주인의 오심을 기념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주인은 마지막 때에 영광 중에 돌아오실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랑하는 우리의 주인은 매일 매일 우리를 만나러 오십니다. 성체성사 안에서, 그분의 말씀 안에서, 형제 자매들과의 만남 안에서 우리의 주인은 우리를 만나러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그러니 우리는 항상 깨어 있어야 합니다.
이번 주간 우리는 우리 마음의 집을 청소해야 합니다. 우리 마음의 집이 사랑하는 우리의 주인을 환대하는 집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 마음의 집을 정돈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깨어 있어라’라는 말은 ‘마음을 정돈하여라’라는 말과 같습니다. 적의 침입에 경계 자세를 취하는 보초병의 마음으로 우리는 악한 영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우리 마음의 경계 태세를 갖춰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빛이십니다. 그 빛은 우리의 마음이 그분을 맞아들일 수 있도록 기도와 자선으로 우리의 마음을 준비시킵니다. 투르의 마르티노 성인을 떠올려 봅시다. 마르티노 성인은 기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마르티노 성인은 추위에 떨고 있던 가난한 이에게 그의 망토 반을 잘라 주었습니다. 그리고 성인은 자신의 망토를 걸치고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를 그의 꿈에서 만났습니다. 그러므로 형제 자매 여러분, 대림 기간에 우리를 필요로 하는 형제 자매들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도록 합시다. 우리가 나눌 수 있는 것들을 나누며 그들 안에 살아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도록 합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에게 우리의 시간을 내어주고, 구체적인 도움을 주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