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훈화
연중 제7주간 / 7. 마리아를 세상에 모셔오는 일
- 등록일
- 2024-05-21
- 조회
- 167
- 파일
7. 마리아를 세상에 모셔오는 일
교본 본문에 의하면 마리아는 예수께서 이 세상을 차지하게 하시는 데 쓰이는 확실한 수단이다. 마리아께 대한 신심이 인류 구원과 그리스도 왕국 건설을 위한 확실한 수단으로서 커다란 효력과 놀라운 결과를 나타낸다면 마리아를 세상에 모셔 오는 일은 레지오의 최대 목표가 되어야 한다(6 장 1항, 25쪽 참조 ; 교본 170쪽 참조).
사도 요한처럼 '사랑하는 제자'에 속하는 우리들은 성모님을 우리 집에 모시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말고 이 세상에 모셔서 모든 이의 구원에 힘써야 한다. 사도행전을 보면 제자들이 예수님의 어머니를 자신들의 어머니로 여겼고 성모님 역시 그들을 자녀로 여겨 함께 지냈다(사도 1,12-14 참조). 성모님은 십자가상에서 아드님의 유언을 듣고 난 후부터 줄곧 우리를 당신 자녀로 삼아 우리 구원을 위해 힘쓰신다. 그분은 지상에서뿐 아니라 천상에서도 "구원의 역할을 그치지 않으시고 계속하여 여러 가지 당신 전구로써 영원한 구원의 은혜를 우리에게 얻어 주신다. 당신 모성애로써 당신 아드님의 형제들이 지상 여정에서 위험과 고통 중에 있는 것을 돌보시어 행복한 고향으로 인도해 주신다" (교회 헌장 62항).
그런데 성모 마리아를 이 세상에 모셔 오려면 많은 봉사자들이 협력하여 일할 수 있는 평신도 사도직 단체를 조직하여 활용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다. 교본 본문에 의하면 여기서 말하는 평신도 사도직 단체란 "수적으로 무장한 평신도, 어디에나 뚫고 들어갈 수 있는 적극적인 평신도들의 단체를 말한다. 또한 그것은 온 힘을 기울여 마리아를 사랑하고, 아울러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 마리아께 대한 사랑을 심어 주도록 활동하는 단체이며, 그리고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모든 행동 능력을 활용하는 평신도 단체", 즉 레지오 마리애를 뜻한다.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 마리아는 이미 300 여 년 전에 그러한 평신도 사도직 단체가 나올 것을 예언하였다. "다가오는 시대에 세속과 악마와 육신과 맞서 싸울 예수와 마리아의 용감무쌍한 군단이 일어날 것이다"(참된 신심 114 항). 이 성인은 마리아의 군사들이 악마와의 싸움에서 마리아를 통하여 승리할 것이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요지를 말하고 있다. 마리아는 악마들에게는 질서정연한 군대처럼 두려운 분이다. 왜냐하면 하느님이 마리아께 악의 세력을 쳐 이기는 능력을 주셨고, 악마들은 겸손하고 비천한 여종 마리아에 의해 패배 당하고 처벌되는 것을 분하게 여기고 큰 수치로 여기기 때문이다. 마리아의 은총은 주님의 용감무쌍한 병사들의 용기를 북돋아 주며 신념을 더욱 굳게 할 것이다. 하느님 앞에 마리아의 군사들은 성덕에 있어 출중하며 불타는 열성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뛰어난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하느님의 특별한 협조를 얻어 발뒤꿈치와 같은 겸손과 마리아와의 일치에서 뱀의 머리를 눌러 부수고 예수 그리스도의 성업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다(참된 신심 50-54 항 참조).
현대는 하느님과 인간 영혼에 도전적이고 이기적인 어두운 세상이다. 이러한 세상에 마리아를 모시는 일을 레지오 마리애가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일의 성패 여부는 레지오의 영적 지도자나 교회 당국자가 이 단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 영적 군대를 누가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따라 레지오가 훌륭한 기관도 될 수 있고 보잘것없는 기관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점에 대해 교본 본문은 확신을 가지고 단언한다. "레지오 마리애는 그 조직 체계가 다음과 같은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관임을 확신하고 있다. 즉 레지오는 온 세계를 손 안에 넣고자 하는 일에 교회 당국자가 작동시켜 주기만을 바라고 있는 기관이며, 또한 영혼들에 대한 성모님의 모성적 사업 및 뱀의 머리를 바수는 사명 수행의 대항자로서 활용하시고자 마련한 기관이 된다고 확고히 믿는다."
당시 광주 교구장 서리였던 고 하롤드 헨리 신부(광주 대교구장, 제주 교구장 역임)는 1953 년도에 목포에서 3 개의 쁘레시디움을 설립하여 성모님을 모시고 선교에 앞장선 결과 오늘날엔 전국적으로 2 만 6 천 개가 넘는 쁘레시디움과 50여 만 명의 단원들이 기도와 활동으로 막대한 힘을 발휘하면서 성모님을 세상에 모시는 일을 수행하고 있다.
오늘날의 교회를 보면, 세상과는 등을 돌린채 교회 울타리 안에서만 복작거리며 살고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들끼리만 미사를 드리고 모임을 가지며 폐쇄적인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러한 경향을 우려하고 있다.
"소수 사람만을 상대하는 교회는 결국 병에 걸리고 맙니다. 양 떼를 찾아 밖으로 나가지 않고 은둔과 고립을 자처하는 목자는 목자가 아니라 양털을 꼬불꼬불 퍼머하는데 시간을 쏟는 미용사일 뿐입니다."
성모님을 세상에 모셔오고 우리가 교회 밖 양들을 하느님 곁으로 인도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겸손하고 순종하는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지축동요한 성당의 레지오 단원들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