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훈화
연중 제34주간 / 2. 강력한 질서 체계
- 등록일
- 202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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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강력한 질서 체계
레지오 마리애의 기본 요소와 특성 중의 하나는 레지오 정신으로써 규율과 규칙을 어김없이 지키는 강력한 질서 체계이다. 하느님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직화된 강력한 사도직 단체가 필요하다. 아무리 큰 힘을 지닌 자연의 자원이라도 그대로 방치해 두면 소용이 없듯이 조직화되지 못한 사도직 열성은 큰 성과도 내지 못하고 오래 지속되기도 어렵다.
프랭크 더프는 이점을 잘 알고 성모님을 주보로 모신 효율적인 사도직 단체를 만들고자 하였다. 그는 단체의 특성을 나타내는 명칭에 대해 고심하였으나 마침내 단원들의 만장일치로 그가 제안한 레지오 마리애가 통과되었다. 그는 고대 로마 군단의 일사불란한 조직과 강력한 질서 체계, 엄격한 규율과 투철한 정신력을 레지오 마리애에 도입하여 적용하였다.
그런데 레지오가 비록 성모님을 사령관으로 모신 영적인 군대라 할지라도 일반 신자들은 군대라는 용어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엄격하고 딱딱한 군대 체제 속에서 규율에 복종해야 하고 여러 가지 제약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 레지오에 행동 단원으로 가입하면 매일 까떼나를 바치고 매주 정해진 요일과 시간에 어김없이 주회에 출석하여 활동 보고와 함께 활동 배당을 받으며 두 시간 이상 주간 활동을 해야 한다. 따라서 신앙 생활을 부담 없이 하려는 신자들은 아예 입단을 거부하거나 한두 번 주회에 참관하다가 그만두게 된다.
강력한 사도직 활동과 기도로써 악에 승리하기 위해 군대 조직으로 편성된 레지오가 그 체제를 유지하려면 강력한 질서가 따라야 한다. 강력한 질서 체계를 수립하려면 규율과 규칙을 원리원칙대로 준수하는 정신이 있어야 한다. 이 점에 대해 교본 본문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
"레지오는 단원들에게 사업의 수행보다는 생활하는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레지오는 규칙의 힘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질서 체계를 마련하고 그 규칙의 세부사항까지도 빈틈없이 지키는 정신을 의무적으로 요구한다. 이는 그런 규칙들을 단순히 권장하거나 알아 둘 사항으로 여기고 있는 다른 단체의 경우와는 다른 점이다. 그리하여 레지오는 단원들 안에 그리스도교적 완덕이 꾸준하고 뚜렷하게 성장하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레지오가 경직되고 융통성이 없다고 단원들이 규칙을 어기기 시작하면 질서 체계가 흔들려 오합지졸의 군대가 되고 말 것이다. 따라서 단원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투철한 레지오 정신이다.
고대 로마 군단의 정신은 복종심, 의무감, 인내심, 지구력, 충성심 이었다. 그러나 마리아의 군단은 이 외에도 더 나아가 그리스도교적 완덕에로 정진하는 정신이 있어야 한다. 교본 본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레지오에서 말하는 "그리스도교적 완덕이란 믿음, 마리아께 대한 사랑, 대담성, 자기 희생, 형제적 사랑, 넘치는 기도, 슬기로운 신중성, 참을성, 복종심, 겸손, 기쁨, 그리고 사도적 정신이다."
프랭크 더프는 정신이 깃들지 않은 규율이나 규칙은 비효율적이므로 무엇보다 레지오의 정신이 중요하다면서 다음과 같이 레지오의 정신을 설명하고 있다 :
"레지오의 정신이란 레지오 단원이 모든 사람 안에서 주님을 만나 뵙고 아울러 맡은 바 임무를 통하여 주님을 섬기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복되신 성모님과 일치하여 모든 일을 해 나감으로써 단원이 수행하는 모든 활동에 있어서 예수께 대한 성모님의 어머니 역할이 드러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F. Duff. Victory Through Mary, pp.160-161)
바오로 6세 교황도 레지오의 정신을 레지오에 생명력과 활력을 주는 비결로 보고 높이 평가하였다 :
"레지오의 정신은 단원들의 강한 내적 생활에서, 그리고 그 규율과 이웃의 구원을 위한 헌신적 노력 및 교회에 대한 확고한 충성에서 풍부한 영양분을 섭취합니다. 또 한편으로 이 레지오 정신은 복되신 동정녀의 임무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레지오는 성모께서 모든 단원들의 모범이시고 인도자이시고 기쁨이시며 후원자이심을 알고 갖가지 훌륭한 활동을 합니다. 그리하여 레지오는 우리로 하여금 성모님으로부터 사도직이 얼마나 많은 격려와 감화를 받아야 하는가를 깨닫게 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