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훈화

연중 제26주간/ 10장 레지오 사도직 / 1. 사도직의 존엄성

등록일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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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도직의 존엄성

레지오 마리애가 창설된 당시엔 평신도 사도직 단체가 별로 없었고 평신도가 교회 일에 적극 앞장서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던 시대였다. 레지오 창설 도시인 더블린의 교구청에서 조차 레지오를 공인해 주기는커녕 창설자를 반 교권주의자라고 비난하면서 궁지로 몰아넣었다.

다행히 청설 된지 10년 가까이 되자 레지오가 로마에도 알려져 로마 교구 총대리 마르케띠 추기경이 창설자를 만나고 싶어한다는 것과 당시 교황 비오 11세가 평신도 사도직 활동을 적극 장려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프랭크 더프는 그 두 분을 꼭 뵙고 싶어했다. 마침내 1931년 그가 교황을 알현했을 때 레지오 마리애가 전 세계로 확장되길 진심으로 바란다는 교황의 말씀을 듣고 레지오가 구제받은 것에 대해 크게 기뻐하며 한없이 감사를 드렸다.

비오 11세는 가톨릭 운동의 교황이라고 불렸다. 가톨릭 운동이란 '평신도들이 여러 가지 운동과 회의 형태로 단체를 만들어 교계와 긴밀한 관계를 보존하면서 참된 사도적 목적을 추구하는 조직적 사도직' (평신도 사도직 교령 20 항 참조)을 일컫는데 이는 교황 비오 10세(1903-1914 재위)가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그 후 비오 11 세(1922-1939 재위)는 가톨릭 운동을 '성직 사도직에 대한 평신도들의 참여' (사도적 교서 23 권 287 쪽)라고 했으나 제 2 차 바티칸 공의회에선 '성직 사도직에 대한 평신도들의 협력'이라고 하면서 다음의 제 가지 요소를 갖춘 조직체는 모두 가톨릭 운동에 속한다고 하였다. 1)조직체의 직접 목적이 교회의 사도적 목적이어야 하고, 2)기획, 관리 및 운영에 있어서 스스로의 경험을 제공하고 책임지고 실천해야 하며, 3)평신도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활동하고, 4)주교를 최고 지도자로 모시고 활동하는 것이다(평신도 사도직 교령 20 항).

이렇게 볼 때 레지오 마리애 역시 가톨릭 운동에 속하며 매주 회합을 통해 기도, 공부, 활동을 하는 사도직 단체이기에 기존단체 이상으로 사도직의 존엄성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기존 가톨릭 운동은 새로운 평신도 사도직 단체인 레지오를 경원시하고 활동을 방해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레지오로 인해 뭉쳐진 힘이 둘로 갈라질 것을 염려하고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특히 유럽 지역에서 레지오가 발전하지 못하였다.

교본 본문은 현 교본에 있는 비오 11세의 사도적 교서 내용을 전부 삭제하고 그 대신에 평신도 사도직 교령과 요한 바오로 2세의 사도적 권고 '평신도 그리스도인'을 삽입하였다. 교본 본문 전체 내용은 다음과 같다. 레지오가 단원들에게 요구하는 사도직의 존엄성과 그 사도직이 교회에 대해 가지는 중요성을 설명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권위 있는 선언보다 더 강력한 말씀은 없을 것이다 :

"평신도는 사도직 수행의 권리와 의무를 머리이신 그리스도와의 일치에서 받는다. 평신도는 성세성사로 그리스도 신비체의 지체가 되고 견진성사로 성령의 힘을 받아 강해졌으며 주님으로부터 사도직 수행의 사명을 받았다. 평신도가 거룩한 백성으로서 왕다운 사제직에 참여하도록 축성된 것은 모든 활동으로 영적 제물을 봉헌하며 세상 어디서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기 위해서이다. 성사로써, 특히 가장 거룩한 성체성사로써 전체 사도직의 영혼과 같은 사랑이 부여되고 자라는 것이다"(평신도 교령 3 항). 

교황 비오 12세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 "신자들은, 더 정확히 말해서 평신도들은 교회생활의 일선에 서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교회는 인간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원리이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은 특별히 교회에 속해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교회라는 더욱 분명한 의식을 지녀야 한다. 교회란 모든 사람의 으뜸인 교황의 지도 아래 그리고 교황과 일치하는 주교들의 지도 아래 있는 지상의 신자 공동체이다. 이들이 바로 교회이다"(평신도 그리스도인 9 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