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전례/기도

3월 10일 사순 2주간 화요일

등록일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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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0일 사순 제2주간 화요일

오늘의 제1독서와 복음은 그리스도인이 그리고 그리스도의 교회가 나아가야 할 삶의 방식에 대하여 분명하게 일러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게서 드러나는 위선과 오만을 경계하라고 강하게 말씀하십니다. 사실 위선만큼 예수님께서 거듭해서 피해야 할 악덕으로 가르치시는 것도 없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말씀에서, 그 위선이 자신을 높이려고 하고 다른 이들을 얕잡아 보는 오만한 마음과 한통속이라는 점을 발견합니다. 위선과 오만에서 벗어난 모습이 바로 자기를 낮추는 자세입니다. 이러한 겸손이 그리스도인에게 무엇보다도 우선적인 덕목으로 여겨집니다. 그리스도인은 위선을 버리고 덕을 쌓아가는 길입니다.
덕을 쌓아 올리는 것은 집을 짓는 것고 같다고 합니다. 자신의 맡은바에 최선을 다해 성실히 노력하여 땀을 흘려 집을 올리는 것처럼 우리도 그리스도인으로서 덕을 쌓아 올려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의 가르침에 따라 스스로 선생 노릇을 삼가고 자신을 겸손하게 낮추고자 하는 사람이, 주님의 가르침에 배치되는 세상의 모습을 만나게 될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을까요? 교회가 세상을 가르치고 비판하는 것이 혹시 겸손을 잊고 선생 노릇을 하려는 모순은 아닐까요? 이 질문은 진지하게 여겨져야 합니다. 그러기에 교회가 가르치는 직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말할 때 언제나 오늘의 복음 말씀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겸손은 가난하고 억압받고 소외된 사람들과 한마음이 되어 그들과 진정한 친교를 나눌 수 있는 통로입니다. 겸손은 오늘 제1독서에서 말하는 것처럼,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처지를 헤아리고 공정을 추구하는 예언자적 삶의 본질을 이룹니다. 오늘날 가르치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작은이들'과 함께하려는 순수한 마음을 잃는다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 대한 예수님의 질책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 교회는 코로나19로 고통 받고 있는 이웃들과 세상 속에서 하나임을 느낍니다. 그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동떨어지지 않도록 자신을 되돌아보는 오늘 하루가 되시길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