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전례/기도

3월11일 사순 제2주간 수요일

등록일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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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1일 사순 제2주간 수요일

어느 날 한 천사가 두 여행객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이 두 여행객과 함께 길을 떠나 여행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 중에 한 사람은 아주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고 또 한 사람은 아주 질투심이 많은 사람이었지요. 그들은 한참 여행을 하다가 헤어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 헤어지는 시간에 천사가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두 분 중에서 먼저 저에게 소원을 말하는 분에게는 제가 그 소원을 들어 드리겠습니다. 무슨 소원이든지 먼저 이야기 하면 제가 그 소원을 다 채워 드립니다. 그러나 두 번째 분에게는 첫째 사람이 얻은 것에 꼭 갑절을 드리겠습니다. 누가 먼저 이야기 하시겠습니까?”

욕심 많은 사람은 자기가 먼저 이야기했다가는 두 번째 사람이 자기보다 더 얻을 터이므로 그럴 수가 없다고 생각했지요. 질투가 많은 사람 역시 상대방이 자기보다 더 얻는 것을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둘 다 아무 말 하지 않고 침묵의 시간이 계속되었습니다.

서로 먼저 말하기를 기다립니다. 그러나 아무도 말하지를 않습니다. 결국 욕심 많은 친구가 참다가 폭발했습니다. 그래서 질투심이 많은 사람의 멱살을 잡고서 이렇게 말했지요.

“야! 네가 먼저 이야기하라고. 안하면 죽이겠어.”

이 말에 질투 많은 사람은 “그래 내가 먼저 이야기 할게.”라고 말하면서 소원을 말합니다.

“제 소원은 한쪽 눈이 장님이 되는 것입니다.”

그 순간 어떻게 되었을까요? 욕심 많은 사람은 두 눈이 모두 멀어 버렸지요.

큰 부자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또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지요. 그러나 상대방이 나보다 두 배 더 얻는 것을 견딜 수가 없어서 결국은 나도 상대방도 망하는 길을 선택하고 맙니다.

어쩌면 우리들의 욕심도 이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욕심을 가지고서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세상 사람들처럼 사는 방법이 아닌 이러한 방법으로 살아야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음을 말씀하시지요.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영국 속담에 이러한 말이 있습니다.

‘하루를 행복하려면 이발을 하라. 한 주일을 행복하려면 여행하라. 한 달을 행복하려면 집을 사라. 1년을 행복하려면 결혼을 하라. 그러나 평생을 행복하려면 이웃을 섬겨라.’

우리가 잘 아는 성 다미안 신부님은 몰로카이 섬에서 나환자들을 돌보는 일에 자신의 일생을 다 바쳤지요. 그가 처음 섬에 도착했을 때 나환자들은 그를 보며 건강한 사람이 왔다고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미안 신부님께서는 스스로 나병환자가 되었지요.

그의 몸에 나병이 번지기 시작했을 때 그는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답니다.

“오, 주님! 제가 저들 앞에서 ‘우리'라는 말을 비로소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이런 마음이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하느님 나라도 내게 가까워집니다.

온통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고생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이 순간, 세상에는 자신의 욕심으로 마스크를 사재기하고 돈을 벌려는 사람들, 자신의 신분을 노출하지 않으려고 신천지임을 밝히지 않고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신앙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신앙인이 어떤 존재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약국 앞에서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모두가 조금씩 나눌 수 있다면 모두에게 행복하고 건강한 미래가 있을 텐데 하루빨리 모두에게 편안한 날이 오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