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전례/기도

3월12일 사순 제2주간 목요일

등록일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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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2일 사순 제2주간 목요일

오늘 복음의 부자와 라자로에 관한 비유는 사순 시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위해 지상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잘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라자로’를 히브리어로 쓰면 ‘하느님이 도우신다’라는 의미입니다. 즉, 하느님의 도우심과 자비하심으로 그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의 선물을 받아 누릴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부자에 관한 묘사는 그가 특별히 어떤 악행을 범한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저승에 보내져 고초를 겪게 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마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는 루카 복음사가의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관심’의 뚜렷한 복음 메시지를 잘 알아들을 때 그 행간의 정확한 의미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루카는 “가난한 이들이여! 하느님 나라가 당신들 것이니, 더 이상 걱정들 하지 마시오!”(루카 6,20)라고 강력한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바로 무지하고 병들고 소외된 이들의 우선 점유로 선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가난한 사람들이 갖는 공통된 태도입니다. 그것은 바로 삶의 깊은 질곡에서 비롯된 욕구의 체념과 포기에 맞닿아 있습니다. 인간의 욕심이 포기될 때 인간 안에 깃든 본능적인 희망의 욕구는 두 가지 갈림길의 향방에 가로 놓입니다. 하나는 자포자기이고 다른 하나는 이른바,‘거룩한 기댐’이라고 표현될 수 있는 하느님께 대한 간절한 의지입니다.

어제는 주교님과 함께 2지구 사제모임을 우리 본당에서 하였습니다. 지금의 답답하고 교회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 안에서 사제들이 모여 서로의 마음과 본당의 모습을 나누었습니다. 어느 본당 신부님은 “미사가 중단되었다고 해서 사목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 양들을 찾아나서는 목자처럼 최소한의 인원으로 어려운 신자 가정들을 찾아나서는 사제가 있어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22일까지 장기화 되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제는 한주만 기다리면 2주만 기다리면 하고 빨리 코로나 사태가 끝나기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위해 어떠한 복음적인 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나누어야 되지 않을까 조심히 나누어 봅니다.
가정에서도 아이들에게, 직장에서는 동료들에게, 떨어져 만날 수 없는 부모, 친지, 친구들에게도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와 사랑을 전하면서 서로에게 기쁜 하루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주님의 사랑으로 가득찬 오늘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