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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6. 55차 평신도 주일
- 등록일
- 2022-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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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
2022년 11월 6일은 연중 제 32주일이자 55차 평신도 주일입니다.
평신도를 통하여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다고 제 2차 바티칸 공의회가 강조하였다고 합니다. 평신도가 가져야 할 의무에 대해 생각해 보는 날이 되길 바라며,
평신도 주일을 맞이하여 유병기 미카엘 사목회장님께서 신부님을 대신하여 강론하신 내용을 함께 공유합니다.
2022년 제55회 평신도 주일 강론 자료
시노드 정신으로 복음화를 위해 담대히 나아갑시다
찬미예수님! (사목회장 유병기 미카엘입니다.)
오늘은 쉰다섯 번째 맞이하는 평신도 주일입니다. 평신도 주일은 평신도들의 사도직 활동을 고무하고 독려하고자 한국 교회 주교님들이 평신도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1968년 가을 정기총회에서 제정한 날입니다. 쉰다섯 번째 평신도 주일을 맞아 평신도는 누구이고 평신도 사도직은 무엇인지, 또 우리 평신도들은 이 사도직을 어떻게 실천해 나가야 할지 함께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평신도는 누구인가? 일찍이 교황 비오 12세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평신도들은 특별히 교회에 속해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바로 교회라는 더욱 분명한 의식을 지녀야 합니다.” 우리 자신이 바로 교회라는 더욱 분명한 의식을 지녀야 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우리 교구에서 운영하는 신앙교육원에 우리 교하 공동체에서도 많은 분들이 다니고 있습니다. 저도 함께 다니고 있는데 마지막 학기를 코로나 19 때문에 2년을 쉬었다 이번 9월부터 강의가 재개 되어 다니고 있습니다.
이번 강좌에서 『성령과 교회』라는 과목을 듣고 있는데 바로 여기에서도 교회라는 의미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교회라는 의미는 라틴어로 ‘불러모은다’는 뜻으로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모든 극변에 이르기까지 당신의 백성을 ‘불러모은다’는 의미입니다.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난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임을 의식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거짓으로 세례를 받은 것이나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라는 분명한 의식을 지닌다면,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아가야 합니다.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하느님의 법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것이고, 하느님의 사랑을 이웃과 사회에 선포하면서 그 사랑의 증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평신도 사도직을 실천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물론 이 일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 나오는 일곱 형제 이야기에서 보듯이 하느님의 법을 제대로 지키기 위해서는 때로는 목숨까지 내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죽음을 넘어서는 부활에 대한 강한 희망이 있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처럼 하느님은 죽음을 넘어서는 생명의 하느님이시라는,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라는 굳센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신앙 때문에 목숨까지 바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하느님의 법을 지키며 살아가는 데는 여전히 많은 유혹과 어려움이 따릅니다. 우리에게는 이 유혹과 악습에서 벗어날 힘과 용기와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 힘과 용기와 지혜를 우리는 어디에서 얻을 수 있겠습니까? 바로 기도와 성사, 특별히 성체성사를 통해서입니다.
교우 여러분,
우리는 지난 3년 가까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성체성사 참여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처음에는 미사에 참여하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지자 방송 미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대신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거리두기 제한이 사실상 해제된 지금도 주일 미사 참여자 수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보다 훨씬 못 미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신앙생활의 기본이 되며 힘과 활력의 원천이 되는 미사와 기도 생활에 다시 충실할 것을 다짐합시다. 아침·저녁 기도를 빠지지 않고 바치고 기회가 되는 대로 짧은 화살기도라도 자주 바칩시다. 기도를 통해서 하느님과 만나고 대화하는 시간을 자주 가집시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잠깐 시간을 내어 성경 말씀을 한 구절이라도 읽고 묵상하는 시간을 가집시다. 최소한 주일 미사에는 빠지지 말고 더 좋은 것은 평일미사에 한 번 정도라도 참여해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아가고 하느님의 사랑을 말로 전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데 필요한 영적 은총과 힘을 얻읍시다.
세속에서 몸담고 살아가는 우리 평신도에게는 현세 일을 하고 하느님 뜻대로 관리해야 할 중요한 사명이 있습니다. 1968년 제1회 평신도 주일 담화에서 당시 평신도 사도직 중앙협의회 총재 황민성 주교님(행주성당 출신 제2대 대전교구장)은 이렇게 밝혔습니다. “평신도의 눈부신 활약이 없이는 교회가 사회의 여러 분야에 침투할 수는 도저히 없을 것입니다.” 총재 주교님의 이 말은 54년이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유효할 뿐 아니라 더욱 그러합니다. 극심한 빈부 격차 속에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이 사회로부터 더욱 소외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생태계 파괴는 우리와 후손들이 살아가는 터전인 지구의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하고 있습니다.
교우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개인적으로만이 아니라 반·구역 차원에서, 단체 차원에서, 본당 공동체 차원에서 지역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더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사랑을 실천합시다. 가난과 소외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더 일어나지 않도록 함께 힘을 모읍시다. 지금 당장 생태적 회개를 위한 행동에 나섭시다. 불필요한 낭비를 없애고 화석 연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탄소 중립 실현에 앞장섭시다.
교우 여러분,
우리는 지난해 겨울부터 올 6월까지 세계 주교 시노드 교구 단계를 경험했습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많은 교우가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본당과 단체에서 교우들은 소그룹 경청 모임을 통해 시노드 정신으로 살아가는 교회를 체험했습니다. 마음을 열고 성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가운데 서로 동반하고 경청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사제 수도자 평신도가 저마다 자기 자리에서 자기 몫을 하고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 배려와 식별을 통해 의미 있는 결실을 함께 이루어 가는 과정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교구 단계의 시노드 경청 모임에 참여했던 대다수 신자의 바람은 이런 모임이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해서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또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 곧 시노달리타스(Synodalitas)를 주제로 이번 제16차 세계 주교 시노드를 소집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교황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시노달리타스의 여정, 함께 걸어가는 여정을 지속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먼저 우리 자신이 교회 일을 세속의 잣대와 방식으로 재단하고 처리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아울러 사제들이 신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도록 합당한 도움과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특별히 필요한 것은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가 요청한 것처럼 사제들을 위해 기도하는 일입니다. 사제들이 세속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성체성사를 비롯한 사제 직무를 정성을 다해 수행하도록 자주 기도드립시다. 겸손하고 간절하게 바치는 기도는 하늘을 울리며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습니다.
오늘 제55회 평신도 주일을 우리 평신도들이 참다운 시노드 정신으로 세상 복음화를 위해 담대하게 나아가는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읍시다.
감사합니다.
잠시 묵상하는 시간 갖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