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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주기 와 지금동성당 8구역 순례
- 등록일
-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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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은 내가 서품을 받은지 25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성주간 내 4월 17일 성유축성미사 중에 은경축을 맞은 신부들의 간단한 축하식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평소대로 성주간을 바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4월 16일도 평소처럼 오전 10시 미사를 봉헌하고 부주임신부 방에서 세월호가 침몰된 방송을 함께 시청하였습니다 뒤집혀진 선체 위를 구조대원들이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전국에 모든 방송국에서 배가 침몰하는 장면을 방송하였습니다. 아무런 손도 못쓰고 배는 천천히 가라앉아버렸습니다. 배가 보이지 않는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던 그날이 오늘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그저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던 무력함이 많은 시민들에게 큰 상처로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참사 후에 수습하는 당국자들의 모습은 많은 국민을 분노하게 했고, 그 분노는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책임전가와 묵묵부답, 오리발 이런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거라는 안이한 책임자들의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사람들은 오늘도 기억하고 있고, 상처가 치유되지 않는 한 그 기억은 아주 오랫동안 지속될 겁니다.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족들에게 성령께서 주시는 위로와 힘을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오늘은 또한 지금동성당 8구역 신자 18명이 순례를 오셨습니다. 미사를 봉헌하고, '성지란?' 강의를 약 50분 정도 진행하였습니다. 강의 후에는 성모상 앞과 잔디마당에서 사진촬영을 하였습니다. 점심식사는 두부전골로 맛있게 먹고, 식당에서 신앙적인 대화를 오랫동안 나누었습니다.
순례자들에게 은혜로운 날이었음에 감사드리고, 그분들의 삶의 여정에 주님께서 늘 함께 동행해주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