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대전교구 교우 순례오셨습니다!

등록일
202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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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기온부터 평소보다는 높았습니다. 점심 때가 되자 27도까지 기온이 올랐습니다. 점심식사를 하고 돌와dhk 옷을 갈아입는데, 교우들이 성당을 향해서 걸어올라오고 있었습니다.

클러지 셔츠를 입고 나가서 순례오신 분들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대전교구에서 버드내성당에서 추천을 해주어서 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성당에 불을 켜고 '신을 신고 들어가세요.'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대개 성지성당들이 신을 벗고 들어가기 때문에 무의식 중에 그렇게 행동하십니다.

신암리성당은 작년부터 고령의 신자들을 위해서 신을 신고 성전에 들어가는 것으로 사목회에서 결정해서 시행 중입니다. 신을 벗고 신는 것이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는 쉽지 않고 넘어질 위험도 커서 그렇게 결정했습니다. 

교우들이 성전에 모두 입당한 후에 '성지란 무엇인가?'에 대해 강의를 해드리고 안수를 드렸습니다. 예상치 못한 안수를 받으시는 것에 대해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음 순례지인 참회와 속죄를 향해서 떠나셨습니다.

성당을 정리하고 나와보니 전에 사목하던 본당 교우 가족이 와 계셨습니다. 정정하시던 할아버지는 몸이 많이 불편하셔서 휠체어에 의지해야 한다고, 목련이 피어있는 벤치에 앉아계셨습니다.

나를 보자 무척 반가워하시며 손을 꼭 잡으셨습니다. 내가 해드릴 수 있는 것, 병자영성체를 해드리고 안수를 해드렸습니다. 그 가족들과 잠시 사는 이야기를 나누고 작별인사를 하고 사제관으로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순례오셨던 교우분 중에 성지순례책(순례지 도장을 찍는)을 성전에 두고 가셨다고 찾아봐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성전 앞자리에 가보니 그 책자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전화를 다시 걸어서, 책자는 찾았으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그 책자는 월요일에 우체국소포로 발송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마침 그 책을 넣을 수 있는 작은 상자가 있어서 소포작업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기온이 더 올라 서울이 30도, 여기는 29도를 기록한다고 합니다. 4월에 왠 더위가 헥헥입니다. 우편함을 뒤지다 보니 은퇴하시는 교구장님이 서신을 보내주셨습니다. 

아마도 교구신부에게 일일이 손편지로 보내신듯 합니다. 

 

나도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교구장님께서 마음을 써주심에 감사한 날이고, 대전 버드내 성당 교우분들이 강의와 안수를 받고 기쁘게 떠나시는 모습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신암리성당까지 오셔서 병자영성체를 정성스럽게 하시는 모습을 보며 감사한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