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다이어리

요즘 순례자들의 모습

등록일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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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기온이 올라 초여름 날씨, 그래도 아침 저녁은 아직 감악산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손을 약간 시리게 합니다. 며칠 전에 저녁묵주기도를 하고 사제관으로 돌아와서 보니 화장실에 불이켜져 있었습니다.

다시 옷을 갈아입고 내려가려고 cctv 화면을 보니 불이 꺼져 있었습니다. 누군가 늦게 성당을 방문했었나 생각을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운동을 하려고 나가다 보니 주차장에 승합차 한 대가 서 있었습니다. 

동네를 한바퀴 돌고 돌아와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데 자매님 두 분이 성당 언덕을 올라왔습니다. 인사를 하면서 순례 중이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면서, "어제 여기서 차박을 했는데 말씀을 드리지 않아서요." 말했습니다.

날씨가 추운데 잠자리는 춥지 않았는지 물었습니다. 두분은 환하게 웃으며 숙면을 취했다고 답하셨습니다. 성당 주차장이 잠이 잘 오는 자리인가 봅니다. 얼마 전에도 차박을 했던 부부도 오랜만에 잠을 푹 잤다고 하셨는데 말입니다. 

두 분에게 강복과 안수를 드리고 쉼터에서 차 한잔 하시라고 권했습니다. "저희 미사도 참례하고 갈겁니다." 정말 성당에서 오랜 시간 기도하고 미사에 참례하고 다음 행선지로 가셨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비도 오고해서 달리기는 하지 않고 줄넘기로 아침운동을 대신하고 있었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천천히 성모상 앞에서 기도를 하시고 성당 전면 사진을 여러 장 찍고 계셨습니다. 

성당 쪽으로 걸어오시기에 운동을 멈추고 어디서 오셨냐고 물었더니, "부산에서 왔어요. 오늘은 인천 쪽에서 출발해서 의정부교구 순례지를 방문하려고요."  강복과 안수를 해드리고, 순례지 확인 도장을 찍도록 도와드렸습니다.

연로하신 분이 자가 운전으로 전국을 순례 중이었습니다. 안전운전하시라고 인사를 드리고 헤어졌습니다. 할아버지는 갈곡리성당을 향해 떠났습니다.

요즘은 부부나 혼자서, 혹은 둘 혹은 세명 정도가 팀이 되어서 순례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박을 하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그분들이 전화로 묻는 것은 "성당과 화장실을 개방하나요?"

여러 사정 때문에 성당과 화장실을 닫는 경우가 많다고 얘기합니다. 많은 불편을 감수하고 순례하시는 모든 분들 안전하고 의미있는 시간이 되시길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