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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생명 주일-(가해) 강론

등록일
202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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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생명 주일-(가해) 강론

곽준영(유스티노) 주임신부

 

찬미예수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는지요.

계절의 여왕이라고도 불리는 5월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도 합니다. 교우 여러분 모두, 가족들 간에 친교와 화합을 이루시고 기쁨과 평화, 행복이 넘치는 가정이 되시기를 빕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해마다 5월을 성모성월로 지냅니다. 성모성월은 복되신 동정 성모 마리아께 특별한 신심을 드러내며 자기 자신을 봉헌하는 달로서,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은 이달에 하늘의 여왕이신 성모님을 향한 특별한 공경과 사랑을 표현합니다. 성모님께서는 하느님의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이시며, 모든 신앙인들의 모범이 되십니다. 또한, 성모님은 우리 한국 교회의 수호자이십니다. 성모님께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시기를 청하며, 성모님의 모범을 따라 기도와 선행의 삶을 살아가도록 다짐하고 노력하는 한 달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성모성월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매일미사 책 19쪽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5월의 첫 번째 주일인 오늘 우리는 부활 제4주일, 동시에 성소 주일과 생명 주일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먼저 성소 주일을 맞아, 성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성소(聖召),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을 의미합니다. 우리 모두는 아버지 하느님을 닮은 그분의 모상(模像)이며 소중한 자녀들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적어도 한 가지씩의 재능을 부여하셨습니다. 우리가 받은 이 능력들을 잘 가꾸어 나가도록,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초대하고 부르십니다. 이것이 바로 성소입니다.

오늘날, 극심한 경쟁을 부추기고 획일화를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많은 젊은이들은 억눌린 채 방황을 하고, 점차 병들어 갑니다. 도대체 왜 우리는 남들과 똑같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남들이 가지고 있는 것은 나도 다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요? 과연 그것이 미덕(美德)이고, 살아가는 데 필수인 것일까요?

저마다의 개성과 재능이 존중받으며, 그것을 잘 가꾸고 계발해 나갈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먼저 우리의 생각들이 바뀌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성소를 계발하고 육성하는 일에 기도와 활동으로 협력해야 함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성소주일을 맞아, 이 땅의 젊은이들이 자신의 성소를 찾고 그 부르심에 올바로 응답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함께 기도드립시다.

그리고 특별히 사제와 수도자는 자기 자신을 오롯이 하느님께로 봉헌한 사람들입니다. 모든 성소자들이 세상 온갖 유혹에도 흔들림 없이, 희생과 기도를 통해 언제나 하느님의 백성들을 위한 주님의 도구로 성실히 봉사해 나갈 수 있도록, 교우 여러분들의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주님께서는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인인 우리는 주님께로 나아가기를 주저하거나 망설이는 것이 아니라, 굳센 믿음과 용기를 가지고 힘차게 주님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저마다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깨닫고, 하느님의 부르심에 성실히 응답해나가는 교우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오늘은 생명 주일입니다. 생명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것, 생명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보이는 것은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맡기신 임무이기도 합니다. 지난 두 달간, 우리는 생명을 보호하고 건강을 돌보는 노력이 다른 모든 가치에 우선한다는 사실을 코로나19 사태를 통하여 절감하였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고 생명을 살리고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모든 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이 위기를 잘 극복하여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하루빨리 안정과 평화를 되찾을 수 있기를 우리 모두 마음을 모아 간절히 기도합시다.

만물의 창조주이시며 모든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 앞에, 그동안 우리 인간은 교만함과 이기심에 빠져 무절제한 욕망을 추구해 왔고,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무분별한 개발을 일삼아 왔습니다. 또한, 날이 갈수록 자극적이고 쾌락적인 죽음의 문화가 만연해 갑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자연을 존중하고,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생명의 문화를 전파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자원을 아껴 쓰는 등, 일상의 작은 일에서부터 실천해나가는 교우 여러분들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