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사목지침
▣ 2025년 본당 사목지침
찬미 예수님! 교회력으로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인 대림 제1주일입니다. 별내에 부임한지 두 번째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해를 준비합니다. 2년 동안 함께 해 주신 사목협의회장님을 비롯하여 모든 사목협의회 위원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주임 사제의 부족함은 말할 수 없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주님께서 베푸신 공동체를 향한 사랑 덕분에 이렇게 저도 또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할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올해 함께 해주고 내년에도 함께 할 차풍 요한드라살 신부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새로운 사목협의회가 구성되었습니다. 새로운 사목협의회가 주님의 뜻 안에서 기쁨과 감사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공동체 여러분들의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교회력으로 한 해의 시작은 대림, 즉 이미 오셨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느님 나라를 기다리는 기다림으로 시작합니다. 구약성경은 하느님의 약속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오늘 1독서인 예레미아 예언서도 하느님의 공정과 정의가 이루어지는 약속을 전합니다. 그리고 신약성경은 하느님 나라 자체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합니다. 그러니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의 약속이 실제로 이루어졌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성경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이미 판은 다 깔려 있습니다. 성령을 보내주시어 우리를 돕고 계시고 교회의 성사를 통하여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고 계십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의 응답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오늘은 희년의 시작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50년에 한 번 찾아오는 희년을 지냈습니다. 희년은 한 마디로 하면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것입니다. 더 근본적으로 말하면 원천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교회 생활의 모든 새로운 길입니다. 곧 제자들이 파스카 저녁에 다락 방에서 체험한 대로 부활하신 분과의 만남을 새롭게 체험하는 것입니다.
초심은 내가 태어났을 때로 거슬러 올라가는 자세로부터 시작되는 것도 포함됩니다. 탄생 때로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아기는 그때에는 백지였습니다. 좋고 나쁨이 없습니다.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을 구별하기 시작했을 뿐입니다. 여기서 인간적인 판단은 언제나 내가 중심이었습니다. 초심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은 인간적인 구별이 아니라 이제 하느님 안에서의 분별의 시작을 하자는 것입니다.
이 초심은 나에게 지워진 모든 선입견을 포기하는 데에 있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우선 우리 가족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우리 엄마는, 우리 자식은, 그렇게 세월안에서 각인된 것 중에서 부정적인 것, 긍정적인 것 모두를 내려놓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새롭게 처음 만나는 사람으로 시작하자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마음으로 바라보려는 것입니다. 그러면 아버지도 어머니도 형제도 새롭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주님 안에 깨어 있는 자세입니다.
그리고 초심은 우리가 세례 받을 때 가졌던 은총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믿음의 공동체에서 시작합니다. 신앙의 세월만큼 우리가 만든 신앙의 때를 벗겨야 합니다. 믿음 생활하면서 내 마음에 각인된 선입견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에 봉사를 하면 다음에는 안 하려고 합니다. 힘들기 때문입니다. 왜 힘들까요? 잘 하려고 하고 성과를 내려고 하고 유능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렇게 봉사하면서 내 생각에 초점을 맞추었던 것들을 버리는 것입니다. 신앙 안에서 봉사하는 것은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주시는 은총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입니다. 봉사를 하며 다가오는 모든 것들 안에서 우리를 이끄시는 성령의 돌보심을 보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한 가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성과가 아니라 내 믿음이 깊어지는 길을 어떻게 갈 수 있는가를 언제나 기도 안에서 살펴야 합니다. 그래서 원망하고 미워하고 상처받았던 마음 안에서도 주님의 은총이 있었음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은총에 맡기고 순명하려고 하면 남에게 보이려는 믿음 생활에서도 벗어날 수 있습니다.
믿음 생활에서 처음의 마음은 우리 믿음의 바탕인 성체성사에서 다시 시작하기를 바라시는 우리 주교님의 사목교서의 내용과 연결됩니다. 교구장님께서는 오늘부터 시작하는 새해로부터 7년의 여정에 대한 사목 교서를 선포하셨습니다. 교구장님께서는 하느님의 약속이 실제로 이루어졌음을 드러내는 성체성사 안에서의 주님의 현존을 만나는 기쁨으로 초대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미사를 중심으로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하고 그 체험을 이웃과 나누는 믿음 생활이 되기를 바라십니다.
앞으로 4년 동안, 성경말씀, 기도와 성가, 교회의 신앙고백, 성체로 주님을 아는 기쁨을 체험하기를 바라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3년 동안, 형제적 친교의 공동체, 그리고 힘차게 선교하는 공동체, 사랑을 실천하며 세상에 봉사하는 공동체가 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교구장님께서는 올해의 구체적인 목표인 성경말씀에서 주님을 만나는 기쁨을 누리자고 초대하십니다. 저는 별내 성당의 주임신부로서 교구장님의 사목교서를 충실하게 따르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사목지침을 본당 공동체 여러분에게 드리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별내 공동체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공동체이며 기쁨과 찬미와 기도의 공동체가 바탕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1. 사목교서의 올해 목표대로 성경통독의 시간을 본당 단체의 모임과 개인의 신앙생활 안에서 마주하기를 바랍니다. 교구의 지침대로 개인적으로 성경통독을 하며, 단체 모임때는 언제나 그날의 성경 구절을 함께 읽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성경 말씀에 친숙해지고 성경말씀이 내 생활의 중심이 되기를 바랍니다.
2. 성체 중심의 우리의 믿음 생활은 찬미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본당의 모든 미사에서 시작성가를 끝절까지 부릅니다. 또한 성가는 가톨릭 성가집에 나온 모든 내용을 전례시기를 통해 부르도록 합니다. 교중미사때 부르는 미사곡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가책에 있는 다섯개의 미사곡을 시기에 따라 부르도록 합니다. 아는 곡만이 아니라 모르는 곡도 선곡해서 봉헌, 성체, 마침 성가때도 부르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우선 미사 해설자가 선곡된 성가를 연습해오던가 아니면 성가 잘하는 형제자매에게 부탁해서 미사전에 연습하도록 합니다.
3. 반모임도 단순하게 이루지기를 바랍니다. 나무그늘에 나오는 대로 하지 않아도 됩니다. 1)시작기도, 2)찬양, 3)성경 말씀 함께 읽기, 4)묵주기도, 5)찬양, 6)마침기도,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는 단순한 반모임으로 기쁨과 감사중심이 되기를 바랍니다.
4. 지난 달에 구역 개편이 이루어졌습니다. 3지역 13개 구역으로 통합되었습니다. 구역 개편은 구역별 통합뿐만 아니라 남녀 구역도 통합합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이에 따라 이제 지역 중심 사목으로 전환합니다. 지역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사목이라서 총구역장이 없습니다. 그리고 지역장과 부지역장은 언제나 남, 녀로 이루어집니다. 지역통합과 남녀 구역의 통합이 함께 진행된 것입니다. 각 지역은 지역 사목회가 됩니다. 지역 사목회안에는 지역에 속한 구역장과 어린이팀장, 청소년 팀장, 청년 팀장 한 분씩 선임되고 이분들은 다시 청소년위원회안에 있는 각 분과소속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사회 사목팀장도 지역별로 한 분씩 선임되고 이분들도 사회사목 위원회에 소속되게 됩니다. 그리하여 지역과 분과 간의 간격을 좁히고 소통을 강화하는 데에 목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지역 예산은 임의대로 500만원을 배정합니다. 각 지역은 지역 예산을 세워서 본당지원과 자체예산으로 사업을 준비하시면 좋겠습니다. 전체 회의에 대한 내용은 함께 모여 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5. 어린이 사목회, 청소년, 청년 이 세 분과를 모아 청소년 위원회가 되었습니다. 위원장은 부회장으로 선임됩니다.
6. 사회 사목분과를 사회사목 위원회로 변경하고 위원장을 부회장으로 선임합니다. 사회사목에 속한 분과와 단체를 아우르는 위원회가 되어 보다 지역 사회 안에서 사각지대에 있는 신자들과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위원회가 되고자 합니다.
이렇게 희년을 맞이하면서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우리의 모든 기도와 찬미가 주님을 통해 하느님께로 올라가 풍성한 결실이 맺어 지기를, 그리고 언제나 공동체의 기도 안에서 하나되는 별내 공동체가 되기를 마음 모아 기도합니다.
천주의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별내 성당의 주보이신 성 프란치스코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2024년 12월 1일 희년의 시작인 대림 제1주일에
별내성당 주임신부
김 동훈 미카엘 배상
▣ 2024년 본당 사목지침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공동체가 되자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몸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지체입니다. (1코린 12장27절)
그러므로 여러분이 이미 하고 있는 그대로, 서로 격려하고 저마다 남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테살로니카전서 5장11절)
사랑하는 별내 성당 교우 여러분
교회력으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합니다. 2023년 별내 공동체는 본당 설립 10주년을 맞이하여 다양한 기념행사를 기획하고 실천해 왔습니다. 다행스럽게 별내 공동체가 맞이한 설립 10주년은 코로나 감염증 시기를 3년으로 마치고 공동체 회복을 위해서 애쓰는 시기와 맞물려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10주년은 본당 공동체가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는 인사발령으로 새로운 주임신부와 부주임신부가 부임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계획한 대로 올바르게 실행되고 본당 공동체가 더 일치될 수 있는 동력을 많은 곳에서 상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주임신부로서 별내 공동체에게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묵주기도 200만 단 봉헌도 다 이루지 못했고, 묵주 만들기도 시행착오가 발생하였습니다. 구역미사도 실행하다가 중단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 성지순례는 사목협의회와 구역의 협조로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성지순례를 위해 쏟은 모든 봉사자들의 땀과 열성은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양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리고 하느님께 찬미를 드립니다. 물론 잘못된 것은 모두가 주임신부의 부족한 탓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주임신부로서 이곳에서 사목해야 할 시간이 더 많이 남았기에 하느님 앞에 겸손한 자세로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금 우리는 10년을 마무리하고 20년 본당 공동체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믿습니다. 저는 내년도 사목지침의 제목을 “그리스도 몸으로서의 공동체”로 설정했습니다.
우리 별내 성당은 단체별, 지역별, 직능별 움직임은 아주 열성적으로 잘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와서 놀란 것은 매우 활기찬 공동체의 모습이었습니다. 이 공동체가 내적으로도 더 성장하여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믿음생활을 하기를 바랍니다. 제가 조금 더 우리 공동체가 성장하는 모습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은총의 공동체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 몸으로서의 공동체”란 사목지침의 제목은 우리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라는 것입니다. 은총 안에서 자라나는 공동체입니다. 내가 무엇을 잘해서 다른 사람 앞에서 나의 능력을 드러내는 것이나 인정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지체들 안에 스며들어 주님께 영광을 드리는 공동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릉 위해 지체들이 서로 협력하고 공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그리스도가 계셔야 합니다.
우리는 먼저 기도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기도의 중심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계십니다. 토요일 성당청소 때도 기도하고 시작하라고 부탁했듯이, 우리 공동체가 모여 봉사를 시작할 때는 언제나 기도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도의 최우선은 성당에 올 때 주님께 제일 먼저 인사드리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성당에 오시면 사무실이나, 커피가 먼저가 아니라 성전에 들어와서 십자가의 예수님께 인사하고 성호를 긋고 주님의 기도 한 번이라도 바치고 다른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삶에서 항상 주님이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이게 머리로는 생각이 되지만 실제는 잘 안됩니다. 설사 미사 중이라도 문 밖에서라도 성전을 향해 예수님께 인사드리는 것이 우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사목협의회 안에서 모든 구역과 단체가 유기적인 연결과 조화의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공동체는 어린이 어른이 따로 있어서는 안 됩니다. 별내 공동체는 한 몸입니다. 그래서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사목회 조직의 유연하고도 조화로운 일치의 길을 함께 찾아가야 할 것입니다.
올해 별내 공동체에 제안하는 이 사목지침은 제가 사목하는 동안 계속될 것입니다. 물론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조금 변경될 수 있지만, 큰 틀 안에서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공동체가 되자”라는 사목지침의 주제는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 생활을 기도 안에서 바라보고 은총 안에서 바라보면서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모든 지체가 조화와 일치 안에서 하느님께 영광과 찬미를 드리는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2023년 대림 1주일에
별내 성프란치스코 성당 주임신부 김동훈 미카엘 배상
----------------------------------------------------------------------------------------------------------------------------------------------------------------
2022년도 본당 사목 지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