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나무그늘 1월호] 진정한 새해
- 등록일
- 202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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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새해
“진정한 새해는 해가 바뀔 때가 아니라 우리 마음이 새로워질 때 시작됩니다. 동트는 날이 새날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형제자매로 보일 때 새날이 밝아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이 남기신 말씀입니다. 새 달력과 함께 우리 마음이 새로워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마음이 새롭게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노력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마음이 새롭게 되어 다른 이를 형제자매로 대하기 위해서는 우선 상대편의 말을 귀담아들어야 합니다. 그러면 드러나지 않던 그의 마음과 아픈 사정을 알게 되어 비난의 화살을 내려놓고 이해와 관용의 날개를 펼치게 됩니다. 또한 내가 귀를 열면 서서히 상대의 마음도 열리고 내 마음에도 변화가 옵니다. 그러면 마음에서 분노의 ‘가스’가 서서히 빠지고 거친 비난의 말이 잦아들 것입니다.
또한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면 그동안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나보다 더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그러면 불평불만보다는 감사를 더 많이 하게 됩니다. ‘위에 견주면 모자라고 아래로 견주면 남는다.’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눈높이를 낮추면, 보고 듣고 말하고 먹고 자고 웃고 일하는 것 같은 일상사에서도 얼마든지 감사드릴 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주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덕분에!”라는 말을 하는 이는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 사이의 문턱을 낮추고 조직의 윤활유 역할을 합니다. 그런 사람은 주위 사람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습니다.
내 말을 쏟아 놓기 전에 먼저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일 때, 내 마음에서 비판과 비난보다는 이해와 관용이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할 때, 내 입에서 불평보다는 감사의 말이 더 자주 나오게 될 때, 상대방은 자신이 소중하게 여김을 받고 있다고 느낍니다. 내가 소중한 사람으로 대접 받기를 원한다면 이렇게 먼저 남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가톨릭교회는 1월 1일 새해 첫날을 ‘천주의 성모마리아 대축일’인 동시에 ‘세계 평화의 날’로 지냅니다. 성모님의 모범과 전구에 힘입어서 이 어지러운 세상에 평화가 도래하기를 기도하자는 것입니다. 참된 평화는 하느님의 선물이고, 우리는 그 선물을 받기에 합당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성모님이 바로 그런 분이셨습니다. 성모님은 가브리엘 천사가 전하는 하느님의 뜻을 귀 기울여 경청하며 그 뜻에 순종하셨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당해도 즉각 반응하다는 참고 기다리셨습니다.
우리가 이런 성모님의 모습을 닮고자 노력한다면 내 가정과 내 일터에 평화가 뿌리내릴 것입니다. 평화로운 세상은 단지 평화를 외친다고 해서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세상을 원한다면 나부터 변화되어야 합니다. 나의 변화가 작은 씨앗이 되어 가정의 평화, 직장의 평화, 세상의 평화라는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은 작디작은 겨자씨에서 큰 나무를 자라나게 하시는 분입니다(마르 4,32).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마태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