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 강론

2021년 7월 13일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등록일
202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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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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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미 예수님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당신께서 수많은 기적들을 일으키신 고장, 코라진과 베사이다, 그리고 카파르나움을 향해 저주에 가까운 사자후를 내뿜으시는 모습을 만났습니다.

복음 전체에서 봐도 이러한 모습은 너무나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래서 조금은 낯선 모습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그래서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와 다르지 않은, 어쩌면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이라는 느낌이 들게도 됩니다.

수많은 기적을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회개의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는 목석과 같은 그 고장 사람들의 모습에 답답해하시면서, 거의 울부짓는듯한 말씀을 하시는 모습은 우리와 멀리 있는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와 닮은 하느님을 보여주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바로 멀리서 우리를 관찰하시는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를 가장 잘 이해하시고, 우리에게 가장 잘 공감하시며, 우리를 가장 잘 포용하시는 하느님을 오늘 말씀으로 보여주시는 것이란 느낌을 묵상 중에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척하지 말 것을 당부하시는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당신께서 분노하시고, 화를 내시며, 함께 웃기도 하고, 함께 울기도 하면서 진심을 보여주신 것과는 다르게 주변을 살피면서, 그리고 눈치를 보면서 그때그때에 맞게 척 하는 것은 진정 이해하는 것도, 공감하는 것도, 포용하는 것도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인간적인 것이 가장 하느님의 뜻에 맞는 것이라는 의미도 보여주신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인간이 당신과 같게 완벽한 존재가 되길 바라시는 것이 아니라 실패하기도, 죄를 짓기도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회개를 할 수도 있으며, 기적에 눈이 홀려 갇혀 버릴 수도 있지만, 그 너머에 있는 하느님의 사랑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 가장 인간적인 모습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오늘 보여주신 이 모습은 참하느님이시면서도 참사람이신 분께서 우리에게 참인간으로 살아가길 바라시는, 곧 이성적이면서도 감성적이고,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바라볼 수 있으며, 죄의 어둠 안에서 움츠리고 있다가도 회개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우리를 인정해주시는 말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므로 먼저 코라진과 베사이다, 그리고 카파르나움을 향해 하셨던 말씀으로 은총의 응답은 회개라는 것을 바라볼 수 있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가장 인간적인, 곧 우리가 우리다울 수 있길 바라시는 것이 주님의 열망이기에, 그 열망에 회개로 응답을 시작하여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응답을 완성하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