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길
(24/03/22) 전례분과 - 십자가의 길
- 등록일
-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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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앞에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 아멘.
나 길을 갑니다.
나자렛에서 시작하여 골고타까지
내 아버지께서 마련하신 길
그 아름답고도 먼 길을 걷습니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처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낯선 사람들 앞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더러 아는 얼굴이 보이기도 합니다.
저의 의지와는 아무 상관도 없이
자기들끼리 재판하고 길을 정합니다.
이제부터 알 수 없이 펼쳐질
당신의 뜻은 어디에 있습니까?
제가 어떻게 읽어야 합니까?
아버지...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낯선 길 위에 섰습니다.
그러나 벌써 오래 전부터
저에게 준비해 놓으신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등에 얹힌 무거운 십자가를 끌며
십자가보다 더 긴 길을 가야만 합니다.
아직은 다 모르겠으나 떨림과 두려움 속에서 제가
“예”라고 했으니 책임껏 걸어야 하는 것을 압니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3처 예수님께서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넘어짐.
제 육신의 약함을 만납니다.
고작 이만큼을 걷고 넘어질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제 의지가 넘어진 것입니다.
살펴보아주십시오
혹시 제 맘 한구석에
이 길을, 이 짐을 벗어버리고픈
나약함이 숨어있지 않은지
들여다보아 주십시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4처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마주서서 바라보는 어머니
채찍도 견딜만 했습니다.
조롱도 견딜만 했습니다.
저 때문에 아파하는 어머니
당신을 바라보는 일은 괜찮지가 않습니다.
마음 저 깊은 곳 아주 밑바닥에서부터
애끓게 아파옵니다.
어머니, 미안합니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5처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그대는 누구입니까?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얼굴인데
지금 지친 내 어깨 짐을 말없이 져주고
함께 걷고 있는 당신은 어디에서 왔습니까?
시몬!
어쩌면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하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6처 베로니카,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림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나를 안다고 할 수 없어서 몸 사려 숨고,
맞아터진 흉한 내 몰골에 놀라 뒷걸음질들을 치는데
환영받지도 못하는 여인네의 몸으로
거침없이 뛰어들어 내 흐르는 피땀을 닦는
당신의 용기를, 그 마음을
내 심장에 담아 계속 걷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베로니카!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7처 기력이 다하신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사람들이 미쳤다고 소문을 냈어도
거짓 예언자라고 떠들어 댈 때도
끄떡없던 제가
죽음의 길을 향해 가면서는
이렇게 흔들리다니요.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8처 에수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세상 모든 어미들이여!
나는 괜찮습니다.
어미라는 슬프고 아름다운 이름 때문에
세상의 아픔을 함께 읽는 여인들이여
그러니 더 이상은 날 위해 울지말고
다른 이들의 아픔에 그 눈물을 쓰십시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9처 에수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이만큼 지쳐도,
일어설 기력조차 없어도,
여기서 멈출 때가 아닌 것을 압니다.
갈 길이 아직 남아 온 힘을 다해
아버지 당신을 찾습니다.
늘어진 팔과 다리를 일으켜주시라고
팽개쳐 버리고픈 나의 사명에
다시 불을 당겨주시라고
신음 같은 기도를 바칩니다.
아.버.지.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0처 예수님께서 옷 벗김 당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내 형제여!
나를 수치심에 떨게 하고
내 옷을 벗겨내는 당신의 손길이 얼마나 거친지
알고는 있습니까?
누군가 더 큰 힘이 시켜서 하는 일이라고 치부해도,
사람이 사람에게 해야 할 일이 아닌 것을
알고나 저지르는 일입니까?
나보다 더 안쓰러운 병사여.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1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몇 개의 못 조각과 망치.
조금 후면 나를 십자나무에 매달리게 할 도구입니다.
사는동안
아무 느낌도 없이, 의식도 못하고 휘두른
행동이나 말들이었을지도 모르는
당신의 망치와 못들이 모아져서
이처럼 아프게 나를 매다는 것입니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2처 에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떨어트려 사랑할 수 있다면
나 그대들을 그렇게 사랑하겠습니다.
살아서 쉬는 마지막 숨까지의 숫자만큼
용서할 수 있다면
나 그대들을 그렇게 용서하겠습니다.
목숨을 내어주는 것으로
아버지의 뜻을 온전히 이룰 수 있다면
나 다시 태어나 또 같은 시간이 온다 해도
이 같은 방법으로 나의 아버지를 따르겠습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눈을 감겠습니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3처 제자들이 예수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림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기억해 보니 당신과 처음 만난
베들레헴 마구간에서도
이렇게 꼬~옥 끌어 안아주셨습니다.
참 따뜻했었지요.
떠나는 마지막 날도
그때처럼 품을 내어 주시는 어머니.
내 시작이고 마침인 어머니.
내 고향인 어머니.
사랑합니다. 울지 마세요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4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이렇게 누워서 긴 잠을 잘 수 있다니요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고통이 지나니
이런 쉼이 주어지다니요.
나 다시 눈을 뜨면
천지에 초록 생명이 돋아나 있겠지요.
떠나왔던 자리에 새 옷 입고 다시 돌아가겠지요.
칙칙했던 어둠과 슬픔을 걷어내고
알렐루야를 노래하겠지요
그리고 또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마치면서]
우리 주님의 길을 보았습니다.
우리도 그 길을 따라 갑니다.
주님께서 먼저 걸으신 길
힘겨우나 복된 길을
주님과 손잡고 걷겠습니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