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길

(24/03/08) 레지오 성모성심 Cu. - 십자가의 길

등록일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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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앞에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 아멘.

 

╋ 주 예수님,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님이신 하느님을 사랑하며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마르 12,30-31)고 가르쳐 주신 예수님!

결국 당신은 사랑 때문에 인간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셨고 사랑 때문에 십자가에 못 박히셨으며, 사랑으로 다시 부활하시어 저희의 마음 안에 저희와 함께 계십니다.

뿔뿔이 흩어진 인간들을 다시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것은 사랑뿐이며, 이 세상은 오직 사랑을 통해서만 “보시니 좋았다”(창세 1장)라는 창조 때의 본 모습을 회복하여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입니다.

하느님, 저희의 마음을 사랑으로 채워 주십시오. 오늘 밤, 주님의 사랑을 묵상하며 성모님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걷고자 하나이다.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에서 마침내 사랑이신 당신을 만나 사랑 그 자체가 되게 해 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처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당신은 크심을 드러내지 않으십니다.

어처구니없는 인간의 판결에 항의하지 않으십니다.

주님, 당신은 아우성치는 인간들의 비열함을 꾸짖지 않으시고 야비한 빌라도를 나무라지 않으십니다.

빌라도보다 전혀 나은 것이 없는 이 죄인을 보듬어 주십니다.

 

예수님, 당신의 침묵은 저희를 향한 사랑임을 기억하게 하소서.

엉뚱한 곳을 헤매곤 하는 영혼을 단속하여 묵묵히 참고 기다리는 사랑(1코린 13,4)으로 온전히 살아가게 하소서.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십자가는 늘 무겁습니다.

숨어서 피하고 싶습니다.

힘든 십자가를 팽개치고도 싶습니다.

다가가고 싶지 않습니다.

다가오는 십자가조차 무서워서 도망치고 싶기도 합니다.

 

이 어리석음을 용서하고서.

이제 저희에게 주신 십자가가 친절한 주님의 선물임을 잊지 않게 하소서.

지치지 않고 힘겹지 않도록, 감당할 힘을 주심에 감사드리며 믿음으로 헤쳐나가게 하소서.

주님처럼 친절한 사랑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3처 예수님께서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십자가 밑에 쓰러지신 예수님,

예사로 시기하고 수시로 뽐내며 교만함에 익숙한 저희 죄악이 당신을 넘어뜨렸습니다.

세상의 일에 애걸복걸하는 저희가 주님을 속상하게 했습니다.

쓰러져 바치시는 당신의 기도마저 외면하며 당신의 사랑을 배신하고 있습니다.

 

세상사에 겁먹는 허약한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고작 시기하고 뽐내며 교만을 떠는 이 못난 허세를 털어내 주소서.

진정한 용기로 승리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꼭 붙들어 주소서.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4처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평생 하느님의 뜻을 묵묵히 마음에 새겨 사신 성모님, 참혹한 아드님의 모습에도 당신은 그저 침묵하십니다.

세상의 죄를 모두 짊어진 아드님의 고통 앞에서, 어머니, 당신은 오직 하느님의 뜻에만 집중하셨습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주님을 사랑하신 성모님, 저희에게 그 단단한 믿음을 심어주소서.

하느님의 사랑 앞에서 무례를 범했던 저희 죄악을 통회하게 하시어 어머니처럼 촘촘한 사랑으로 살아가게 해 주소서.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5처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곧잘 작은 이익에 눈멀어 손익을 따집니다.

늘 제가 먼저입니다.

언제가 제가 우선입니다.

그렇게 당신의 뜻을 더럽히는 일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꾸짖어 주십시오.

루포스의 아버니 시몬처럼 주님을 돕기 위해서 저희의 온 힘을 쏟게 하소서.

이웃의 슬픔에 마음을 열어 기꺼이 내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6처 베로니카,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림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여, 당신은 우리 영혼에 지워지지 않는 사랑의 낙인을 찍어주셨습니다.

그럼에도 주님의 흔적을 가리고 살아갑니다.

주님의 사랑을 원하기만 할 뿐 주님께 사랑을 드리지 않았습니다.

 

이제 베로니카처럼 힘없는 이웃 안에서 주님을 뵙는 영안을 밝혀주소서.

세상이 내지르는 울부짖음에 예민하게 하소서.

작은 관심과 배려가, 힘겨우신 당신을 사랑해 드리는 일임을 결코 잊지 않게 하소서.

 

아, 당신의 사람이기에 성을 내며 앙심을 품는 미련함에서 벗어나도록 이끌어 주소서.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7처 기력이 다하신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이신 당신이 이토록 힘에 부치는 고통을 당하시는 까닭을 모르지 않습니다.

주님의 기력을 다 빼앗은 인간이 바로 저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거듭 당신의 뜻을 거스르며 주님을 기진하게 하여 지치게 합니다.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이제는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죄와 멀어지게 하소서.

너무나 많이 불의를 용납하고 진실을 외면했던 일을 참회하게 하소서.

마음에 새겨진 이 참회의 무늬가 색을 발하도록 진실에 기뻐하며 당신과 함께 하늘나라를 향해 전진하도록 힘 주소서.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8처 에수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저희 죄의 짐을 짊어지신 주님께서는 저희를 탓하지 않으십니다.

모든 죄를 덮어주고 없애주며 오직 “기뻐하라” 이르십니다.

다만 세상을 위해서 울고 기도하라 이르십니다.

 

주님, 당신의 사랑에 화답하오니 당신처럼 푸진 사랑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이웃의 메마름을 탓하지 않고 그 허물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음으로 마음의 앙금을 깨끗이 헹궈내게 하소서.

당신처럼 잘못을 덮어주고 감싸주는 이웃이 되도록 축복해 주소서.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9처 에수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당신께서는 지금 제가 외면하는 이웃이 바로 당신이심을 일러주십니다.

이웃을 향한 사랑은, 때론 쓰리고 아프다는 진리를 일깨워주십니다.

사랑이란, 이렇게 끝없는 희생을 통해서 누릴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십니다.

 

좀 더 가진 뒤에, 좀 더 나아진 뒤에 실천하겠다며 미루는 주님의 일을 지금 바로 여기에서, 사랑을 행하도록 굳센 의지를 주소서.

주신 사명을 믿음으로 실천하는 주님 동력자의 삶을 꾸리게 해 주소서.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0처 예수님께서 옷 벗김 당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을 수치스럽게 만드는 것이 바로 저희의 탐욕입니다.

세상의 것들에 연연하는 곁눈질, 수없이 핑계만 대는 우유부단함으로 진리이신 당신 얼굴에 먹칠했습니다.

힘없는 당신 것을 빼앗고 발가벗겨 당신을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심령을 찢는 참회를 허락하소서.

추하고 더러우며 악한 마음의 분비물을 말끔히 씻어내 주소서.

오직 당신께서 주시는 모든 것을 바라며 긍정하는 희망으로 가득 채워 주소서.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1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얼마나 아프십니까?

얼마나 고통스러우십니까?

주님께서는 세상을 위해서 십자가 형벌을 당하십니다.

이 죄인을 위한 속죄의 제물로 당신을 바치십니다.

 

사랑을 아끼고 사랑하기를 주저했던 저희를 용서하소서.

당신의 사랑을 거역하며 등을 돌린 저희를 어서 돌려 세워주소서.

마음에 고여 있는 죄의 색깔을 깨끗이 지워주소서.

스러지지 않는 사랑으로, 당신을 따르는 믿음인으로 우뚝 서게 하소서.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2처 에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절체절명의 순간, 어느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어떠한 도움을 청하지도 부르지도 않았습니다.

오로지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을 위하여 당신을 버리셨습니다.

 

이제는 저희도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위해서 살아가게 하소서.

주님처럼 살다가 주님처럼 죽을 수 있는 은혜를 주소서.

오롯이 주님을 닮아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땅에 하느님의 정의와 공정을 건설하는 하늘의 성실한 일꾼이 되게 해 주소서.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3처 제자들이 예수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림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그날 어머니의 오열하심을 봅니다.

아들 예수님의 참혹함에 억장이 무너지셨을 어머니,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 무엇도 위로가 되지 못할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다만 어머니 당신의 아들 예수를 안았던 그 품에 저희도 안아 주시길 청합니다.

어머니 품에 안기어 세상 풍파를 이기고 세상의 잡음에서 멀어지기를 원합니다.

부디 주님께서 저희 삶을 셈하시는 그 자리에서 복된 열성과 믿음과 절제와 인내와 신심으로 칭찬을 듣기를 소원합니다.

사랑으로 전구해 주십시오. 어머니!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4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졌습니다.

당신의 외아들을 제물로 삼아 저희를 살리려는 하느님의 뜻은 한 치의 어긋남없이 완성되었습니다.

오직 사랑으로 오로지 희생으로 틀림없는 당신의 은혜로 온 세상을 구원하신 하느님!

지금, 당신의 가슴에는 피멍이 들었겠지요.

애간장이 녹아드는 사무친 사랑으로 속울음을 삼키고 계시겠지요.

 

저희도 그 진한 울음을 울게 해 주십시오.

기도의 눈물로 세상을 맑게 하고 사랑의 꽃을 피워 세상을 향기롭게 하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해주십시오.

하여 새로워진 당신 자녀들의 효도를 기쁘게 받아 주십시오.

하느님 아버지...!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마치면서]

창세 이래 가장 고귀한 사랑의 현장입니다.

하느님의 극진한 사랑으로 인간을 옥죄던

죄악의 사슬이 끊어진 복된 시간입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울고 있습니다.

인류의 절망을 당신의 연민과 동정으로 감싸 용서해주신 그 완벽한 사랑에 눈물만 흘릴 뿐입니다.

당신의 뜻에 어깃장을 놓았던 허물이 하도 커서 가슴만 치게 됩니다.

용서하소서.

 

오늘 저희의 눈물이 베드로의 눈물처럼 완벽한 참회로 이어지게 하시고 다시는 당신과 떨어지려 도망치지 않도록 사랑의 고리로 묶어 주십시오.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당신의 향기를 풍겨 감동을 선물하여 변화시키는 복음의 일꾼이 되게 하소서.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