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전례/기도
3월 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 등록일
- 2020-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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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찬미 예수님
우리 지금동 성당은 미사 후에 거의 매일매일 교리실 마다 레지오 단원들이 모여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탁자 위에 조그만 성모상 하나, 꽃 한 송이 마련해 놓고 묵주를 손에 잡고 정성스럽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봐 주지도 않는 후미진 작은 교리실에서 레지오 단원들, 체나콜로 회원들이 바치는 묵주기도 소리가 참 아름답게 들립니다. 지금은 그 함께 드리는 기도가 그립기만 합니다.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의 가난한 시골 처녀, 그저 흔한 이름에 불과했던 마리아. 하느님께 기도하며 풀꽃처럼 살던 보잘것없는 이. 이 작은 이 안에 세상을 구원하실 메시아께서 잉태되십니다. 보일 듯 말 듯, 여리고 가난한 작은 이의 소박한 기도 속에서 세상 구원의 역사가 열렸습니다.
성모님의 영성을 따르는 사람들은 성모님처럼 세상의 구원을 위해 풀꽃처럼 사는 사람들입니다. 마치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말처럼, ‘사막 어디엔가에서 사막을 아름답게 해 줄 우물’이 되는 것입니다. 저 산을 생기 있게 해 줄 ‘이름 모를 풀꽃’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그들의 기도는 교회의 ‘영적 우물’이 되고, 교회 영성의 ‘향기’가 되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전 세계의 신자들에게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하였습니다. 이 기도의 힘으로 성모님의 탁월한 영적 축복을 받으시길 기도드립니다. 이 세상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모든 분들, 선종하신 사제들, 수도자, 신자들을 위해 성모님께 간곡히 기도드립니다. 성모님과 함께 이 고통을 이겨낼 지혜와 은총을 청하며 당신과 함께 이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려 합니다.
세상의 평화와 구원은 영웅호걸이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닙니다. 묵주 한 알 한 알 정성스럽게 넘기며 기도하는 소박한 사람들이 일구어 내는 것입니다. 나자렛 성모님의 모범을 배운다면, 우리가 모두 작은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