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단상
2022년 8월의 하루. 지난하던 장마와 무더위.
- 등록일
- 2022-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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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월 02일(화) 어르신 방문.
지축동 허 요셉피나 어르신이 노환으로 상태가 많이 나뻐지셨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찾아 뵈었습니다. 어르신과는 지난 2010년 지축동 성당 설립 때부터 인연이 있었습니다. 잘난것 하나 없는 저이지만, 어르신께서는 무엇이 그리 이뻐보이신 건지 뵐 때마다 항상 칭찬일색이셨습니다. 부끄러울뿐입니다.
이제 연세도 90이 넘으셨기에 세월의 무게가 가볍지만은 않으실 것입니다. 물론 매 미사때마다 기억은 하고 있지만, 어르신에게 주어진 삶을 성실히 마무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요셉피나 어르신을 찾아뵙고 오는 길에 정 베로니카 어르신 집에 들렸습니다.
베로니카 어르신은 상리성당 신자분으로, 집이 성당과 가까워 가끔 방문영성체를 합니다. 뵐 때마다 너무나 좋아하시고 감사하셔서 오히려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어르신은 젊어서 혼자 되시고 자식들을 키우시면서 삶의 많은 상처를 간진한 듯 합니다. 치유지향으로 뵐 때마다 안수도 해 드리지만 신앙 안에서 조금이나마 위로받고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르신들을 뵈러 갈때, 농사지은 가지, 호박, 노각, 그리고 토마토를 조금 가지고 갔습니다.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오늘도 어르신들의 영육간의 건강을 기도합니다.
08월 04일(목) 경당에서의 평일미사.
상리본당의 평일미사는 목요일 저녁 7시에 있습니다. 특히 매월 첫 목요일에는 미사 중에 성체현시와 성체조배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자분들이 연세가 너무 많으시고 지역상 교통편도 여의치 않아 미사에 많은 분들이 참여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보통 4분에서 7분 정도가 미사에 참여하기에, 8월부터는 평일미사를 성당이 아니라 제의실에 붙어있는 작은 공간에서 하기로 하였습니다. 비록 공간이 좁지만 미사에 참여하는 신자들의 숫자에 오히려 어울리는 장소인 것 같습니다.
상리성당, 대광리 공소 모든 신자분들이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길 기도합니다.
08월 07일(일) 복놀이(복달임) 행사.
오는 15일이 말복입니다. 그래서 오늘 주일미사를 마치고 신자분들과 함께 복놀이 행사를 하였습니다. 더운 한여름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기원하며 전신자 삼계탕잔치를 하였습니다.특히 영원한 도움 수녀님들도 참여해 주셔서 더욱 풍성한 분위기였습니다.
모든 신자분들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장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08월 08일 - 09일 오랜만의 휴가.
정말 오랜만의 편한 쉼을 가졌습니다. 충주 시그니 리조트에서 서울대교구 사제 2명, 인천교구 사제 2명, 춘천교구 사제2명 그리고 의정부교구 사제 2명이 함께 하였습니다. 오랜만의 만남이었기에 정말 즐거웠습니다. 늦은 밤까지 좋은 음식과 좋은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할 뿐입니다. 함께 한 모든 신부님들이 성인 사제 되시길 기원해 봅니다.
08월 15일(월) 성모승천 대축일.
강원대학교 심리학 교수로 있는 막내 동생 가족은 직장 관계로 춘천에 살고 있습니다. 오늘은 막내조카 예린이가 첫 영성체를 받는 날입니다. 본당 미사를 마치고 춘천교구 스무숲 성당으로 향했습니다. 돈암동 둘째 동생과 함께 계시는 어머니도 와 계셨습니다. 자그마한 선물을 준비해 예린의 첫영성체를 축해 주었습니다. 물론 예린이 언니인 예현이에게도 똑같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자매이기에 항상 똑같이 준비하는게 현명할 것 같아서 입니다.
조카들이 건강하고 착하게 잘 자라길 미사 중에 기도하였습니다.
08월 19일(금) 김치전.
올해 장마는 정말 많은 비가 옵니다. 비가 오지 않을 때면 너무 뜨거운 날씨입니다. 오늘도 짧지만 많은 양의 비가 내렸습니다. 비 오는 날 왠지 김치전이 생각나서, 쉰김치, 새우와 스팸을 핫케잌 가루 조금과 계란을 썩은 밀가루로 김치전을 만들어 저녁을 대신하였습니다. 솜씨는 없지만 그런대로 모양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끔 먹고 싶은 것이 생각나면 나름대로 레시피를 상상해 준비하는데, 그 과정도 일상의 작은 행복이 되는 것 같습니다.
08월 21일(일) 양파 입주.
본당 총회장님 집에 있던 강아지 '양파'가 사제관으로 왔습니다. 진도개 잡종인 양파는 등치는 어른개만큼 크지만 아직 10여개월밖에 안된 어린개입니다. 목청이 커 저녁시간에는 조금 시끄럽지만, 말도 잘 듣고 애교도 많아 사제관이 사람사는 재미가 있는 곳이 된 것 같습니다.
08월 22일 - 23일 교구 4지구 사제 연수회.
4지구 15개 본당 신부님들이 함께 하였습니다. 가평 리버하임이라는 풀빌라에서 1박 2일이란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야말로 럭셔리하고 여유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선 후배 신부님들이 함께 하면서 우애를 다졌습니다. 모든 신부님들이 항상 행복한 사제생활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