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단상
2022년 2월 의 하루
- 등록일
- 2022-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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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8일(화). 상리성당으로 부임함.
일산성당에서 오전 10시 미사를 마지막으로 상리성당으로 향했습니다. 미사 중에는 내가 좋아하는 복음성가 '왜 슬퍼하느냐'를 부르며 사랑의 하느님을 마음에 새기고 살 것을 부탁하고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상리성당 총회장님의 차로 1시간 15분 정도 이동하여 상리성당에 도착하였고, 10여분의 신자분들이 풍성한 꽃다발로 환영해 주셨습니다.
점심식사는 여성총구역장님 집, 비닐하우스에서 몇 분의 신자분들과 자리하였는데, 추운 날씨에도 비닐하우스는 무척 따스했고 신자분들의 관심도 너무 포근하여 앞으로의 상리성당 생활이 기대되었습니다.
상리성당에서의 첫 날 밤을 기대와 다짐으로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2월 10일(목). 성모마리아 방문 봉쇄수녀원 미사.
성모마리아 방문 봉쇄 수녀원은 전곡읍 양원리 산 속, 상리성당에서 23km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수녀원 미사를 위해 교구 신부들이 돌아가면서 방문하느데, 상리성당 신부는 매월 둘 째, 다섯 째 목요일 아침 7시 미사를 담당합니다. 주로 남미 수녀님들이시지만 한국어로 미사를 봉헌합니다. 막상 미사를 드리니, 수녀님들에게 봉사하는 것 보다는 제 자신이 마음의 위로와 치유를 얻는 시간이 되어 행복하였습니다.
수녀원 전경.
성당 내부.
2월 12일(토). 대광리 공소 미사.
대광리 공소에서 첫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미사에 참석하신 어르신들은 18분이셨고, 이바지 선물로 준비한 비누와 참치캔을 한 분 한 분께 드렸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공소 입구에서 인사를 드리는데, 한 어르신이 다가오셔서 환하게 미소 지으며 저에게 말씀하시길 '젊은 신부가 와서 너무 좋아'. 나중에 봉사자들에게 물었더니, 제가 상리성당에서 제일 막내벌이라고 알려주더군요. 상리성당에서의 생활이 50 중반을 훌적 넘긴 제가 운 좋게 항상 젊게 살 수 있는 생활이 될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대광리 공소 전경.
2월 13일(일). 상리본당 미사.
상리본당에서 첫 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미사에 참석하신 신자분들은 30여분. 미사 강론 중에 복음성가 '주여 이 죄인이'을 부르며, 모두의 첫 마음(초심)을 기억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신자분들과의 첫 만남이었지만, 왠지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가까운 사이인듯, 편안함과 따스함을 느꼈습니다.
상리성당 내부.
2월 16일(수). 인성골 영원한 도움 성모수녀회 수녀님들과의 점심식사.
본당 인근에 영원한 도움 성모 수녀회 은퇴 수녀님들이 생활하시는 곳이 있습니다. 10여분의 수녀님들이 농사지으시며 공동체 생활을 하십니다. 가끔 본당 미사에 참석하시고 있으며, 매 월 넷째주 토요일 새벽 미사를 해 드립니다. 수녀님들이 식사 초대를 해 주셔서 본당 총회장님과 같이 방문하여 즐거운 점심 식사를 하였습니다.
수녀님들과 함께.
2월 20일(일).
미사 후 여성총구역장 집, 비닐하우스에서 몇 분의 신자분들과 함께 솥뚜껑 닭볶음으로 점심을 하고, 윳놀이를 하였습니다. 사제관으로 돌아올 때는 청계 유정란과 찌개용 고기를 주셔서 양손에 풍성함을 들고 왔습니다. 상리성당은 적은 수의 신자들과 연세 많으신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그 어느 본당 보다 정을 많이 느낄 수 있는 본당에서의 하루하루인듯 합니다.
2월 24일(목). 물난리.
대광리 공소에서 좀 떨어진 곳에, 넓은 밭을 앞마당으로 두고 있는 대광리 사제관이 있습니다. 방3개, 거실, 주방등이 완비된 넓은 단층 건물입니다. 이 건물 바로 옆에 교구 후배 신부가 지은 황토집이 있는데, 겨울 동안 수도관이 동파가 되어 황토집이 엉망이 되버렸습니다. 사람이 머물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동파사실을 알 수 없었고, 2월 초에 청구된 수도요금청구서를 받아 보고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청구된 수도요금입니다. 평소에 몇 천원이던 요금이 무려 3,590,000원. 매주 헌금이 30만원 정도인 본당 사정으로는 감수하기 힘든 액수임이 분명합니다.
답답할 뿐입니다. 교구와 4지구에 도움을 청해봐야 할 듯 합니다.
대광리 사제관 전경.
수도요금 청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