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2021년 새해를 시작하며 ... -주임신부-

등록일
202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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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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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민락동성당 사목방침>

 

 

성전 건축 준비의 해를 맞이하며

 

 

민락동 성전 부지에 임시 성전을 마련하고 미사를 봉헌한 지 어느덧 2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지난 한 해는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신앙생활에 커다란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미사를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이후 미사가 재개되었을 때 참례 인원은 이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특히 우리 본당은 성전이 작기 때문에 방역에 어려움이 있어 성당 마당에서 미사를 봉헌하였는데, 여름이 되자 햇볕이 강해 천막을 쳤고 그것도 안 되어 그늘막을 설치하였습니다. 거기에 두 달 가까운 기록적 장마로 그늘막 아래에 천막을 이중으로 치고 모니터를 보며 미사를 봉헌하기도 하였습니다. 고해 성사도 외부에 간이로 고해소를 설치하여 주일에만 성사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교우들의 그러한 수고도 잠시이고, 다가오는 겨울을 생각하면 걱정은 더욱 커져만 갔습니다. 결국 가설로 강당을 세워서 성전과 연계하여 미사를 봉헌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제반 절차를 밟아나갔습니다. 다행히 우리 공동체가 원하는 공간을 마련하여 111일에 축복식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코로나 3차 대유행이 멎고 있지 않기에 우리는 미사를 비롯한 신심 활동과 단체 활동 등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어 신앙생활의 위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지난 5월 말의 세례성사로 열일곱 분이 주님의 자녀가 되었으며, 6월 말의 견진성사에서는 마흔여섯 분이 성숙한 신앙인이 되는 은총을 받았습니다. 또한 8월 말부터 첫영성체 교리를 온라인으로 시작하여 11월 말에 여덟 명의 어린이들이 첫영성체를 하였고, 11월 중순에는 예비신자들이 열다섯 분 오셔서 교리반을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기억하시겠지만 8월말 9월초에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두 번째로 미사가 중단되었을 때는 인터넷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본당 신자들이 온라인으로 주일미사와 평일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목평의회 회의, 여성구반장 회의, 남성구역장 회의, 건축위원회 회의, 주일학교 교사회의 등 본당의 중요한 회의도 온라인으로 진행하여 소모임 제한을 극복하고 본당의 기능이 멈추지 않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은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백신과 치료제가 나와도 그것의 효과가 발생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올해 민락동 공동체에 필요한 몇 가지 사목 방침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올해의 가장 중요한 사목 목표는 2022년 상반기로 예정된 성전 건축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사목 방침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자직과 왕직에 참여하는 평신도의 사명을 바탕으로 정하여, ‘성전 건축 준비의 해를 의미 있게 지내려고 합니다.

 

1.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대한 평신도의 참여

 

평신도는 그리스도께 봉헌되고 성령으로 도유된 신앙인으로서 놀랍게도 언제나 그들 안에서 성령의 더욱 풍부한 열매를 맺도록 부름을 받고 또 가르침을 받습니다. 평신도들의 가정과 직장에서의 모든 일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영적인 제물이 되고, 성찬례 거행 때에 주님의 몸과 함께 하느님 아버지께 봉헌됩니다. 또한 평신도들은 어디에서나 거룩하게 살아가는 경배자로서 세상을 하느님께 봉헌합니다.

 

이러한 평신도는 필요한 자질을 갖춘 경우 독서직과 시종직을 맡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사 때, 전례단에서 독서를 봉독하고 복사단에서 복사(시종)를 하는 것도 이러한 직분의 연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성직자들이 부족한 곳에서는 독서자나 시종자가 아니라도 법규정에 따라 말씀의 직무를 집행하고 전례 기도를 주재하며 세례를 수여하고 성체를 분배할 수 있습니다. 성찬봉사자들의 성체분배 봉사를 여기에 해당합니다.

 

평신도가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한다는 것은 이렇게 거룩한 전례와 성사생활을 통해서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이 되는 것입니다. 본당에서는 신자들이 이러한 사제직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2021년도에 다음을 실천할 계획입니다.

 

먼저 올해는 한국천주교회 차원에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지내고 있습니다. ‘희년’(禧年, Jubilee)이란 구약성경 시대로부터 유래된 가톨릭 교회의 전통으로서, 교회 역사의 중요한 사건을 50주년 또는 100주년 단위로 기념하면서 거행하는 것입니다. 희년에는 용서와 해방의 정신에 따라 고해성사와 영성체, 기도와 신심 행위 등을 전제로 신자들에게 죄에 따른 잠벌을 면제하는 전대사(全大赦)를 수여합니다. 따라서 교우들께서는 희년 상본에 나와 있는 전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의정부교구에서 지정한 순례지는 마재성지, 양주순교성지, 주교좌 의정부성당, 갈곡리성당, 신곡1동성당, 연천성당, 후곡성당, 봉일천성당, 법원리성당입니다. 이곳을 방문하여 정해진 기도와 성체조배를 20분 동안 하시면 전대사 조건이 충족됩니다.

 

본당 미사에 관하여 말씀드리면, 지난해에는 신자수의 증가로 토요일 저녁 주일 미사를 신설했습니다. 따라서 현재 주일 미사는 토요일은 4시 주일학교 미사와 7시 청년 미사가 있고, 주일에는 오전 9시 미사와 11시 교중미사까지 총 네 대가 있습니다. 다만 주일학교 미사는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로 중단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올해에는 온라인을 최대한 활용하여 주일학교를 3월에 개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토요일 저녁 7시 청년 미사의 경우는 청장년회인 마태오회에서 전례 성가를 준비하고 있으나 이 역시 성가의 제한으로 준비만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혹여 미사 중단의 상황이 생기면 곧바로 온라인 미사로 전환하여 미사를 봉헌할 것이니 온라인 프로그램의 사용법을 평소에 익혀두시기 바랍니다. 지난해 취소된 구역 미사도 온라인 미사로 시도해보겠습니다. 또한 고해성사는 당분간 외부에 마련된 방역형 고해소를 사용할 계획입니다. 교우 여러분들께서도 다소 낯선 형태의 고해소에 적응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이 외에도 사순시기의 십자가의 길 기도, 5월 성모성월과 10월 묵주기도성월에 매일 저녁 성모상 앞에서 봉헌하는 묵주기도, 그리고 성모의 밤 행사 등도 코로나의 상황에 따라 가능한 대로 실행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한 달에 1회 이상 목요일 저녁 미사 후에 성체조배 시간을 공동으로 갖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한반도 평화의 염원을 담아 매일 저녁 9시에 주모경을 바치는 것 역시 계속해서 본당 차원에서 추진하겠습니다. 이 기도를 가정에서 바칠 경우 훌륭한 가정 기도 시간이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 등으로 주일 미사에 참례하지 못한 경우 공소예절을 가정에서 바치고, 아침기도와 저녁기도 역시 가족들이 함께 바치는 것을 생활화해야 하겠습니다. 가정은 하나의 작은 교회, 가정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2. 그리스도의 예언자직에 대한 평신도의 참여

 

그리스도께서는 성직자만이 아니라 평신도를 통해서도 예언자직을 수행하십니다. 평신도는 복음화를 통해, 곧 생활의 증거와 말씀으로 전하는 그리스도 선포를 통해 예언자적 사명을 수행합니다. 평신도가 하는 이러한 복음화 활동은 세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어떤 특별한 징표와 효력을 얻습니다.

 

따라서 평신도 중에서 자질과 역량을 갖춘 사람들은 교리교육과 거룩한 학문 교육, 사회 홍보 매체에 협력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들은 학식과 능력과 덕망에 따라 교회의 선익에 관련된 문제에 대하여 자기의 견해를 목자들에게 표시하고, 신자들에게도 알릴 권리가 있습니다.

 

평신도가 그리스도의 예언자직에 참여한다는 것은 이렇게 복음의 진리, 즉 성경과 교리를 잘 배워서 깨닫고, 이 복음을 세상에 선포하는 것을 말합니다. 본당에서는 신자들이 이러한 예언자직분에 참여할 수 있도록 2021년도에 다음과 같은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준비하였던 신자교리반이 코로나 대유행으로 연기되었습니다. 올해도 일정을 잡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코로나 대유행이 끝난 후에 시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예비신자 교리반은 온라인을 병행하여 코로나로 중단됨 없이 계속 진행하겠습니다. 다만 세례 예식은 본당에서 대면으로 집전되어야 하기에 안전을 고려하여 날짜를 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코로나 대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생각되어 견진 성사를 예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3. 그리스도의 왕직에 대한 평신도의 참여

 

평신도들은 사목자들의 협력자로서 교회 공동체를 위하여 봉사하도록 소명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평신도들은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과 특은에 따라 공동체의 활동과 성장을 위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특별히 사목위원들, 구역장들, 반장들, 단체장들이 그러한 사명을 실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평신도가 그리스도의 왕직에 참여한다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선물로 주신 은총을 섬김과 봉사의 정신으로 교회 공동체를 위해 사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2021년은 특히 본당이 성전 건축을 준비하기 위한 해이기 때문에, 신자들이 왕의 직분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먼저 성전 건축 개요를 소개하겠습니다. 성당 부지는 300평입니다. 이곳에 건축면적 150평에 연면적 500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하 1층 지상 4층의 규모이며 건축양식은 로마네스크 양식을 현대의 공법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할 예정입니다. 건축 비용은 지난번 설문지의 결과를 바탕으로 각 항목의 가중치 평균 금액으로 책정하겠습니다.

 

성전 건축 일정은 먼저 올해 초에 설계사무소를 선정하여 상반기 동안 설계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하반기에 교구 건축 심의를 마치는 대로 건축 허가를 받고 시공 회사를 선정하여 내년 봄에 착공을 준비하겠습니다. 하지만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가 성당을 건축하려면 착공 시점에 건축 비용의 50% 정도는 준비를 해놓아야 부채에 대한 부담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려운 상황임에도 올해는 성전 건축을 위한 모금에 최선을 다하는 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2021성전 건축 준비의 해가 밝았습니다. 민락동성당의 모든 교우들에게 희망과 기쁨의 새해가 되길 바라며, 모든 가정에 주님의 은총이 충만하길 기도드리겠습니다.

 

202111

민락동성당 주임신부 강한수 가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