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복음묵상

3월 17일 사순 제3주간 화요일

등록일
2020-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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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독서와 복음을 읽고 묵상을 나눕시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가 자기에게 죄를 지은 형제를 일곱 번까지 용서해 주면 되겠느냐고 예수님께 묻습니다. 일곱 번 정도 용서했으면 스스로 엄청 많이 용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말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서 자기 종들과 셈을 하는 어떤 임금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십니다. 이것이 하늘 나라의 이야기라는 말씀과 함께 말입니다. 성경은 그 이야기를 매정한 종의 비유라고 소개해줍니다. 복음을 읽으셨으니 아시는 바와 같이 이야기의 대강은 이렇습니다. 그 종은 임금으로부터 빚진 만 탈렌트를 탕감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종은 동료에게 꾸어준 백 데나리온을 끝까지 받아내기 위해서 친구를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여기서 그 종이 임금에게 한 말과, 종의 동료가 종에게 한 말을 비교해 보십시오.

먼저 종은 임금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제발 참아 주십시오. 제가 다 갚겠습니다.”

그리고 종의 동료는 종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제발 참아 주게. 내가 갚겠네.”

성경은 둘의 말을 똑같이 전합니다. 이는 잘못의 크기에 관계없이 용서 받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임금은 종의 빚을 탕감해주었고, 종은 동료의 빚을 탕감해주지 않고 감옥에 가둔 것입니다.

 

그러면 그들이 각각 빚진 것은 얼마일까요? 성경에 나오는 돈의 액수는 사실 상징적인 숫자입니다. ‘만 탈렌트에서 은 당시에 숫자 체계에서 가장 큰 입니다. 지금으로 치면 ’ ‘그 이상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탈렌트역시 가장 큰 화폐의 단위입니다. 지금으로 치면 보다 달러정도 된다고 말할까요? 무슨 말이냐 하면 임금이 종에게 탕감해준 돈은 세상에서 가장 많은 액수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임금이 종에게 베풀어준 용서는 그 크기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무한한 용서라는 것입니다. 반면에 동료가 종에게 빚진 돈은 그에 비하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그것마저 탕감해 주지 않은 것입니다. 매우 작은 잘 못도 용서해 주지 않은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용서가 얼마 만큼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웃에게 해주지 않는 용서가 얼마 만큼인지 아실 것입니다. 우리가 이웃의 잘못을 아무리 많이 용서해봤자, 하느님께서 나의 잘못을 용서해 주신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용서해주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떠올려 보십시오. 그리고 그 용서 못 할 일이, 하늘 나라를 포기할 만큼 용서할 수 없는 일인지, 묵상하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