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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신부와 함께 하는 대중 음악 이야기 2- 한숨(이하이)

등록일
2020-03-14
조회
657

앙 신부와 함께하는 대중 음악 이야기 2

 

가슴이 턱하니 막힐 정도로 답답하고 힘들었던 순간들이 있으시죠? 나는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내 삶에 주어지는 것들은 숨이 벅차게 무겁게만 다가오고, 막막해서 돌아보면 주변엔 아무도 없는 것 같은 외로움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그럴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십니까? 사실, 저도 그런 순간이 오면 어찌할 바를 잘 몰라 합니다. 그런데 몸이 반응하는 것을 보면, 나를 위로해줄 그 누군가를 끊임없이 찾는 본능을 가지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기 전에는, 그 누군가를 찾아서 끊임없이 떠돌아다니는 삶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 안에서 치이고 상처받고 좌절하며, 그 누군가 없이 나 혼자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엔, 또 누군가들이 제 손을 잡아 일으켜 주더군요. 그 순간들이 제 삶의 전환점이 되어, 지금의 제가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오늘 제가 추천해 드릴 곡은 이하이의 한숨입니다. 이하이라는 가수는 “Kpop star”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와서 데뷔한 가수인데, ‘한숨이라는 노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했던 노래와는 맥을 달리합니다.

 

한숨이라는 노래는 샤이니라는 보이그룹의 한 멤버 종현이 작사 작곡했습니다. 성공한 아이돌로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종현은 몇 해 전 스스로 생을 마감했죠. 생을 마감하기 전에 이런 주옥같은 곡을 남긴 것인데. 저는 종현의 사망 소식을 듣고, 이렇게 따뜻한 사람이 어떻게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했을까 궁금했습니다.

 

제 지인 중에 라디오 작가가 있는데, 그 친구는 그 때 당시 종현이 진행했던 라디오의 작가였습니다. 종현의 비보가 들렸던 그 전날에도 함께 웃고 떠들며 핸드폰 연락도 주고 받았다더군요. 그 친구의 증언에 따르면, 종현은 다른 아이돌과 달리, 참 따뜻하고 올바르며, 가치 지향적인 삶을 살았고, 늘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사람이니, 그 마음 안에서 이렇게 따뜻한 노래가 나올 수 있었겠죠.

 

하지만 그 이야기를 들으니, 한편으로 이해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살아가기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성공한 아이돌이라고 사람들은 환호하지만, 그 이면에 담긴 외로움과 슬픔, 그리고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돌아가는 비인간적인 세상과, 내면 보다는 외면을 소중하게 여기는 문화 속에서, 종현이라는 한 사람의 순수한 내면은 괴리감을 겪었을 것입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일단, 노래를 들어볼까요?

 

한숨

이하이

숨을 크게 쉬어봐요

당신의 가슴 양쪽이 저리게

조금은 아파올 때까지

숨을 더 뱉어봐요

당신의 안에 남은 게 없다고

느껴질 때까지

 

숨이 벅차올라도 괜찮아요

아무도 그댈 탓하진 않아

가끔은 실수해도 돼

누구든 그랬으니까

괜찮다는 말

말뿐인 위로지만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숨이 벅차올라도 괜찮아요

아무도 그댈 탓하진 않아

가끔은 실수해도 돼

누구든 그랬으니까

괜찮다는 말

말뿐인 위로지만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남들 눈엔 힘 빠지는

한숨으로 보일진 몰라도

나는 알고 있죠

작은 한숨 내뱉기도 어려운

하루를 보냈단 걸

이제 다른 생각은 마요

깊이 숨을 쉬어봐요

그대로 내뱉어요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정말 수고했어요

 

 

어떠십니까? 참 따뜻하고 위로되는 노랫말이죠? 이 노래가 처음 나왔을 때 이 노래를 듣고 위로 받았다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그 중에 한 명이었죠.

 

제가 좋아하는 말이 하나 있는데, 그 말은 아름다움이라는 말입니다. 박상륭이라는 소설가가 (제가 책 제목은 배고파서 까먹었습니다.) 그의 책 중에서, 이 아름다움이라는 말을 해석한 적이 있었죠. 그는 아름다움이란 아름(시름시름 앓다의 아름) 다움(After 다음)으로, ‘시름시름 앓고 난 이가 그 고통을 받아들이고 난 이후에 뿜어내는 성숙한 삶을 아름다운 삶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 개념의 아름다움을 생각해 보았을 때, 결국 아파본 이가 또 다른 아픈 이를 위로한다는 것이고, 그 삶이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그 삶의 정점은 뭐니뭐니 해도 예수님이 아닐까요? 우리 인간을 사랑하셔서, 죄 없이, 그 모든 수난을 다 받아들이시고, 그 수난을 받는 와중에도 인간을 위로하시면서, 결국 죽음마저도 받아들이신 그 예수님 말입니다. 이 아픈 삶을 받아들인 예수님의 삶이 아름다움의 원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 노래가사를 다시 한 번 되뇌어 보시죠. 이번에는 이하이라는 가수가 부른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불러주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예수님께서 우리를 초대하신 삶은, 이렇게 우리를 따뜻하게 위로해주시는 삶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역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그 누군가들의 고통을 싸매주라고 파견하시는 삶입니다.

 

오늘 하루 이 노래가 여러분의 삶에 위로가 되길 희망합니다. 여러분 그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