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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신부와 함께 하는 대중 음악 이야기 4 - 거위의 꿈(카니발)

등록일
2020-03-16
조회
719

앙 신부와 함께하는 대중 음악 이야기 4

 

이쯤 되면, 이 가수 한 번 나와야 하지 않나 하고, 저마다의 마음 속 원픽들을 떠올리시지는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너무나 훌륭한 가수들이 많지만, 이 가수들의 등장은 아마 많은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카니발이라는 그룹 기억하시나요? ‘김동률이적이 만든 그룹입니다. 당시 이적은 김진표와 함께 패닉이라는 그룹으로 혜성처럼 등장해, 서울대 출신 가수로서, 시대 저항적이며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펼치고 있었고, 김동률은 버클리 음대 출신으로 김현철이 우리 나라 음악계에 브라스 밴드를 도입한 공이 있다면, 김동률을 통해 브라스 밴드가 완성되었다는 평이 있을 정도로 고급진 음악을 선사했었습니다.

 

김동률과 이적의 조합. 지금이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조합이지만, 그 때 당시에는 이 둘이 한 팀을?’ 할 정도로 그 음악이 궁금했었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의아심은 단숨에 날아가 버렸죠. 바로 거위의 꿈이라는 노래 때문이었습니다.

 

이 노래의 등장과 함께, 어린 시절의 저의 노래방 18도 변했었죠. 친한 형과 함께, 형은 김동률, 나는 이적이라면서, 둘이 말도 안 되는 화음으로 소음을 만들었던 기억이 우습습니다.

 

이 노래는 지금까지도 많은 아티스트들에 의해 기억되고 다시 불러지는 노래입니다. 그만큼 곡이 가진 생명력이 엄청난데요. 그 힘이 어딜까 생각해 보면, 특히 저는 가사를 뽑습니다. 일단 노래 한 번 듣고 가실까요?

 

거위의 꿈

카니발 (이적, 김동률)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히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 등뒤에 흘릴 때도

난 참아야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수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

 

 

20대 초반의 방황하던 시절을 기억합니다. 가슴 속에 담긴 꿈은 크나, 내 생각보다 훨씬 작은 내 모습을 부정하고 싶었던 제 모습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과 싸워서라도 내 꿈을 이루겠노라는 순수하고 풋풋했던 어린 시절의 저에게 큰 힘이 되어준 이 노래가 고맙습니다.

 

20대 초반에는 저는 제가 세상에서 못할 일이 하나도 없을 줄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제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 열심히 할 것이니까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제 작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하느님의 이끄심을 인지하지 못한, 어린 아이였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때 당시에 이 노래는, 어떻게든 내가 생각했던 삶을 살아내겠노라는 저에게, 동기부여를 해주는 노래였습니다. 그 때의 저는 이 노래 가사의 후렴,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라는 구절이 가장 맘에 들었으니까요.

 

그 시절이 지나, “내가 없어도 세상이 잘 돌아간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성숙한 어른이다.”라고 고백한 한 철학자의 말을 듣고 받았던 충격이 기억납니다. 내가 없이 돌아가는 세상은 그럼 누가 이끌어간다는 말인가를 고민하고, 결국에 그 이끄심이 하느님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이후로는, 이 노래 가사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내 꿈이, 나의 생각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이끄심에 나를 맡길 수 있길 청하는 것으로 변하게 되자, 버려지고 찢겨 남루해진 제 가슴속에서도 꿈을 심어주신 하느님께 감사하게 되고, 그 꿈을 비웃는 사람들이 있더라도, 하느님께서 지지해주고 위로해 주심에 감사하며, 운명처럼 다가오는 세상의 벽이, 사실은 그 벽 앞에서 내가 하느님을 선택해야 했던 순간들이었다는 것을 고백하게 된 것입니다. 그 운명의 벽 앞에서, 내가 하느님을 선택했을 때, 비로소 내가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게 될 수 있음을 고백합니다.

 

이 노래를 통해 여러분들의 꿈이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지는 희망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 그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