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복음묵상

2월 28일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등록일
2020-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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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오늘 독서와 복음을 읽으신 후에 묵상글을 읽으십시오

 

오늘 독서와 복음 말씀은 단식에 대해서입니다. 엊그제 재의 수요일에 우리는 코로나19로 재의 예식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단식과 금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그렇게 사순시기를 시작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잘 지키셨는지요? 오늘은 금요일이니 금육을 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여러분들께서는 단식과 금육을 어떤 마음으로 지키십니까?

 

오늘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 불평하는 백성들처럼 단식을 하지는 않으시지요? 이렇게 말입니다. “저희가 단식하는데 왜 보아 주지 않으십니까? 저희가 고행하는데 왜 알아주지 않으십니까?” 만일 우리의 단식이 그렇게 주님께서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다면 그런 단식은 생활에 아무런 변화도 주지 못합니다. 대가를 바라는 단식이기 때문입니다. 이사야는 이어서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는 단식한다면서 다투고 싸우며 못된 주먹질이나 하고 있다.” 이런 단식은 저 높은 곳에 우리의 목소리를 듣게 하지 못합니다. 또한 위선적인 단식을 해서도 안 됩니다. 단식을 한다며 머리를 숙이고 자루옷과 먼지를 깔고 눕는 것, 즉 단식하는 티를 내는 것 역시 옳은 단식이 아닙니다. 이렇게 대가를 바라는 단식, 생활에 변화를 주지 못하는 단식, 보이기 위한 위선적 단식은 단식이 아닙니다. 그런 단식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단식은 어떤 것입니까? 먼저 불의한 결박을 풀어주어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내보내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입니다. 굶주린 이와 양식을 함께 나누고 가난한 이들을 집에 맞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입니다. 무슨 뜻입니까? 단식은 굶는 행위에 있지 않고, 굶는 내용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단식입니다. 재의 수요일에 단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오늘이나 다른 하루를 정해서 행위가 아닌 내용이 있는 단식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이웃들을 위해서 뭔가를 하는 것도 의미 있는 단식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