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복음묵상

3월 7일 사순 제1주간 토요일

등록일
2020-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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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독서와 복음을 읽고 묵상하시기 바랍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통해서 당신의 백성과 계약을 맺으시며, 그 계약의 규정들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먼저 규정과 법규를 실천하라고 명령하십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그것들을 명심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하느님과 계약을 맺음으로써 주님께서 우리의 하느님이 되셨고 우리가 그분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는 단순한 약속이 아니라, 우리가 주님의 길을 따라 걸으며 그분의 규정과 계명과 법규를 지키겠다는, 그분의 말씀대로 살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분 소유의 백성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율법학자나 바리사이들처럼 계명을 지켜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라고 하신 말씀의 의미가 바로 그것입니다.

 

레위 19,18에 보면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이 나옵니다. 당시의 개념으로 이웃에는 원수가 포함되지 않습니다. 원수는 사랑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웃 사랑의 참모습을 가르쳐주십니다. 사랑이란 나를 미워하는 사람, 나의 원수들까지도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만 지키면 하늘나라에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한 율법학자들에게는 이러한 가르침이 실천하기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질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이런 사랑을 해야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세리, 즉 죄인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구원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독서에서 들은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규정과 법규를 실천하는, 하느님의 소유가 되는 백성의 모습입니다.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이 닥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와의 싸움이 가장 치열할 터이지만, 그러는 중에 보이지 않는 많은 갈등이 생기고 있습니다. 가족 안에, 친구 사이에, 이웃 간에, 공동체 안에, 지역 사회 안에, 국가 안에, 바이러스가 퇴치된 후에도 갈등의 바이러스가 남아 있다면 우리는 다시 병들 것입니다. 원수까지도 사랑하라 하신 말씀의 의미를 깨달아 사랑의 묘약으로 모든 바이러스를 퇴치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