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복음묵상
3월 12일 사순 제2주간 목요일
- 등록일
-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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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독서와 복음 말씀을 먼저 읽고 아래의 묵상을 나눕시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들은 대체로 두 부류로 나뉩니다. 한 부류는 소박하고 가난한 사람들로 열심히 일하면서도 최소한의 생필품도 얻기 어려웠던 사람들입니다. 다른 부류는 그런 군중들의 지도자로 이들은 보통 부유한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들은 모세의 율법을 지키며 살았고, 그래서 그 상급으로 하느님께서 재물을 축복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인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비유의 제목을 자세히 보면 행간에(자간에?) 뭔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일단 제목이 잘 못 되었습니다. ‘부자’는 보통명사이고 ‘라자로’는 고유명사입니다. 둘 다 보통명사로 ‘부자와 거지’라고 하던가, 아니면 둘 다 고유명사로 ‘가롤로와 라자로’라고 하던가 말입니다. 그런데 ‘라자로’만 이름을 넣은 것은 뭔가 의도가 있다는 것입니다. 라자로는 ‘하느님은 나의 도움이시다’라는 뜻으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도움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이 이름을 붙여주신 것입니다. 반면에 하느님의 도움이 필요 없는 부자는 예수님으로부터 이름을 얻지 못했습니다.
오늘 제1독서인 예레미야서도 두 부류의 사람들에 대해서 말합니다. 하나는 사람에게 의지하는 자이고, 다른 하나는 주님을 신뢰하는 이입니다. 사람에게 의지하는 자는 결국은 스러지고 말 몸을 중요시하고, 그것을 힘으로 여깁니다. 그런 자는 사막의 덤불 같아, 마음이 주님께 있지 않고 주님으로부터 떠나 있기 때문에,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예언자는 말합니다. 반면에 주님께 신뢰를 두는 이는 ‘저주’가 아니라 ‘복’을 받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 이는 사막의 덤불이 아니라 물가에 심어진 나무 같다고 합니다. 물이 풍부하고 햇볕을 잘 받으니 뿌리가 땅에 잘 내릴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 사람들이 사람에게 의지하는지 주님께 신뢰를 두는지,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십니다. 그리고 사람마다 자신이 선택한 길에 따라, 스스로의 행실에 대한 결과에 따라 그 대가를 받게 됩니다. 부자와 라자로 비유의 결말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세상에서 부자로 살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하느님 자녀로서 부자로 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웃의 라자로를 못 본 척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라자로가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한, 부자로 살지 않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