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복음묵상

3월 29일 사순 제5주일

등록일
2020-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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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봄 치고는 너무 따뜻하다 싶었는데, 살짝 내린 봄비 덕분에 아직 봄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 어떻게 이런 이름을 지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네 계절의 이름이 모두 예쁘지만, 제겐 이 가장 예쁜 이름입니다. 생명이 움트는 봄입니다. 우리를 겨울이라는 죽음의 세계에서 생명의 세계로 넘겨줍니다.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가게 해줍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제1독서에서 에제키엘 예언자를 통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 아제 너희 무덤을 열겠다. 그리고 내 백성아, 너희를 그 무덤에서 끌어내어 이스라엘 땅으로 데려가겠다. 내가 너희 안에 내 영을 넣어 주어 너희를 살린 다음, 너희 땅으로 데려다 놓겠다.” 주님께서는 바빌론으로 유배가 있는 당신의 백성들에게 당신의 영을 주시기로 약속하십니다. 죽은 당신 백성을 다시 살리시겠다고 나서십니다.

 

사도 바오로도 제2독서에서 말합니다. 하느님의 영이 여러분 안에 사시기만 하면 여러분은 육 안에 있지 않고 성령 안에 있게 됩니다.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분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사시면,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분께서 여러분 안에 사시는 당신의 영을 통하여 여러분의 죽을 몸도 다시 살리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이 우리 안에 계시면 그 영을 통하여 우리의 죽을 몸도 살리신다는 말씀입니다.

 

이렇게 주님의 영은 우리가 죽음을 넘어 생명으로 나아가게 해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죽은 라자로에게 다시 생명을 주신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그 생명의 꽃이 다시 피어난 곳은 죽음이 드리워졌던 땅에서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이 당신을 죽이려 하였으므로 유다를 떠나 계셨습니다. 그런데 라자로가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셨습니다. 죽음의 그림자는 계속됩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받았지만 지금은 몹시 아픈 라자로.

제자들의 만류에도 자신을 죽이려는 자들에게 다시 가야 하는 예수님.

하지만 전갈을 받고도 이틀을 더 늦추시는 예수님.

그리고 결국 죽고 마는 라자로.

뒤늦게 라자로의 무덤 앞에 가시어 마음이 북받치고 산란해지시는 예수님.

 

복음은 이렇게 예수님도 라자로도 우리마저도 죽음의 그늘이 드리워진 땅으로 달려가도록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이토록 짙게 깔린 죽음들을 헤치고 나오십니다. 당신 자신이 죽음의 터널 깊숙이 들어가시어, 우리를 감싸고 있는 어둠을 비추시고, 죽음보다 강한 생명을 드러내 주십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죽음의 무덤 앞에서 명령하십니다.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

 

형제자매 여러분, 사순시기란 얼핏 보면 죽음의 긴 터널 같지만, 인고의 시간 동안 생명이신 주님께서 주시는 빛을 바라고 의지하여 걸어가는 시기입니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죽을 몸이 다시 살리라는 희망을 얻게 됩니다. 코로나19의 어둠을 생명이신 주님 안에서 물리칩시다. 그런 은총을 청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