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복음묵상

4월 5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등록일
2020-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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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오늘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입니다. 오늘부터 부활 성야 미사까지가 일 년 중 가장 중요한 전례 시기인 성주간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확산으로 비록 우리가 함께 미사를 봉헌하지는 못하지만, 이 성주간에 우리는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더욱 깊이 묵상하고 실천함으로써, 주님의 영광스러운 부활에 동참하도록 초대받습니다.

 

그 여정의 첫날인 오늘, 교회는 예수님께서 우리의 구원을 이루시려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봉헌하지는 못하지만, 미사의 시작 부분에서 사제가 나뭇가지를 축성하는 것은 바로 2000년 전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을 입성하실 때 군중들이 나뭇가지를 들고 환호한 것을 기억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것입니다.

 

그때 군중들은 나뭇가지를 들고 예수님께 환호하며 외쳤습니다. 호산나!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 받으소서. 높은 데서 호산나!” 실로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시고,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의 기적을 시작으로 많은 표징들을 보여주셨고, 더구나 죽은 라자로를 살리시기도 하셨습니다. 이에 군중들은 예수님이야말로 로마 제국의 억압에서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시켜 줄 메시아일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신다는 것은 그러한 정치적 해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왕이 되신다는 것은 세상에 속한 나라의 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와 반대로 예수님께서 우리의 구원자 메시아가 되신다는 것은 우리의 죗값을 대신해서 피를 흘려 희생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수난과 죽음의 십자가를 져야 한다는 것을 예고하는 것입니다.

 

그 예고대로, 호산나!”하고 외친 군중들의 환호가 어떻게 바뀌었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빌라도가 군중들에게 메시아라고 하는 이 예수는 어떻게 하라는 말이오?”하고 묻자, 군중들은 이렇게 소리칩니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형제자매 여러분, 그렇게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서 피를 흘리십니다. 빌라도가 아니라 유다인이 아니라 우리가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것입니다. 성주간의 첫날인 오늘,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어놓으신 주님의 사랑을 다시 한번 깊이 묵상합시다.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고통 중에 있는 상황에서, 신앙인은 신앙인답게 이 성주간을 주님의 고통과 함께하며, 주님 부활의 은총이 이 나라와 온 세계에 깃들도록 마음을 모아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