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복음묵상

4월 7일 성주간 화요일

등록일
202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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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간 화요일입니다. 어제 복음인 요한 12장에서 모든 것이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으로 향하고 있음을 묵상하였습니다. 파스카 축제가 엿새 남았고, 예수님께서는 죽은 라자로를 살리신 베타니아에 가셨고, 라자로의 동생 마리아가 나르드 향유로 예수님 발을 닦아 드렸으며, 유다 이스카리옷은 도둑이면서 그 돈을 가난한 이들에게 쓰자고 말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예수님의 죽음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은 그에 이어지는 요한 13장의 말씀입니다. 요한 13장에는 참으로 중요한 구절들이 담겨있는데, 첫째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시는 장면이고, 둘째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서로 사랑하라고 하시며 새 계명을 주시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이 두 장면 사이에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배반을 예고하시는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함께 담겨있습니다. 첫 번째 배반의 예고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후 나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그리고는 유다에게 빵을 적셔 주시자 사탄이 그에게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네가 하려는 일을 어서 하여라.” 제자들은 이 말의 뜻을 알아듣지 못했지만, 유다는 밖으로 나갔습니다.

 

두 번째 배반의 예고는 의외로 가장 믿음직했던 맏형 베드로의 배반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암시하며 제자들에게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라고 하자 베드로는 주님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놓겠습니다라고 공언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요한 13장은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 제자들에게 발을 씻겨 주시고, 사랑의 새 계명을 주시는 장면을 소개하면서, 동시에 그 제자들이 주님을 배반할 것임도 밝히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마음이 산란하셨다고 복음은 전합니다. 하지만 이 배반이 비단 제자들이나 당대의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모두 주님을 배반한 죄인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배반을 하였어도, 베드로처럼 될 것인지, 유다처럼 될 것인지는 천국과 지옥만큼의 차이가 있습니다. 나는 베드로처럼 살고 있습니까? 아니면 유다처럼 살고 있습니까? 성주간 화요일에 자신에게 물어볼 과제입니다.